[채송무기자] 지역 감정은 지난 세월 우리 정치사를 좌지우지해 왔던 변수이자 족쇄였다. 따라서 21세기 새로운 정치변혁을 외치고 있는 4.11 총선에서 '지역감정'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지 안팎의 관심이 높다.
특히 대전·충남 지역으로 대표되는 충청은 영·호남으로 나뉘는 한국 정치사에서 주요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맡아왔다.
따라서 오는 4월 총선에서 대전·충남의 선택이 12월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여야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그동안 자유선진당의 텃밭이었던 대전·충남은 분명 변하고 있었다.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이 깊은 가운데 노년층을 중심으로 지역 정당인 자유선진당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지만, '안심하지 말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역력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민주통합당 쪽으로 기우는 기미도 보였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최근 잇따른 정권의 측근 비리에 세종시를 반대한 이미지가 강했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한 호감은 여전했다. 선거전에서 박 비대위원장의 역할에 따라 민심이 변화될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대전역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 기사 유모씨 (42세, 남성)은 "그래도 자유선진당"이라면서도 "도대체 정치인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요새 들어보면 어렵다는 말이 전부"라고 말했다.
대전 중앙시장 상인인 이모씨 (74세, 남성)도 "자유선진당을 지지한다. 중구는 권선택 의원이 잘했다"면서도 "요새 들어보면 자유선진당 지지가 예전같지는 않은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대전 중앙시장 상인인 김모씨 (61세, 여성)도 "자유선진당이 힘 빠지고 있다고 손님들이 그러더라"고 전하면서 "젊은 표는 민주통합당이 많은 것 같은데 나머지는 제각각"이라고 자유선진당의 퇴조세를 전했다.
대전역 앞에서 만난 김모씨 (40세, 남성)는 "주변 사람들이 거의 자유선진당을 찍는데 선거 때마다 이용당한다는 생각이 많다"며 "새누리당은 싫다. 해 준다고 하고서 해준 것이 뭐가 있냐, 세종시도 틀어버리려 한 것을 박근혜 대표가 한 것 아닌가"고 정치권에 대한 신랄한 목소리를 내놓았다.
대전 유성구의 상인인 오모씨 (34세, 여성)는 "대전에서는 민주통합당이 될 것 같은데 충남에서는 자유선진당이 세다"며 "나는 민주통합당을 지지한다. 새누리당은 싫다"고 잘라 말했다.
대전의 시장 상인인 이모씨 (52세, 여성)의 말은 정치에 싸늘한 국민 정서를 담고 있어서 뼈 아팠다.
그동안 자유선진당에 표를 던져왔다는 이모씨는 "선거가 다가오면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표를 주고 싶지도 않다. 정치인은 선거 때 말만 할 줄 알았지 비리로 나라를 팔아먹고 있지 않나"고 쓴소리를 했다.
충청남도는 자유선진당에 대한 애정이 더욱 강했지만 정치 불신은 여전했다.
공주시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 (37세, 여성)는 "이 곳은 자유선진당이 강한 지역으로 그래도 지역정당이 잘 됐으면 한다"면서 "문제는 자유선진당이 수가 작아서 그런지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주시에서 만난 김모씨 (23세, 남성)는 "요새 대학 등록금도 너무 비싸고, 취직도 안 된다고 해서 우울하다"면서 "자유선진당은 중요하지 않다. 실질적으로 젊은 층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한테 표를 던질 것"이라고 했다.
4.11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대전·충남, 심각한 정치 불신과 변화 속에 지역 주민은 누구를 택할지,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