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박영례특파원] 애플이 폭스콘 공장 등 납품업체 근로환경에 대한 외부기관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등 최근 거세지고 있는 비난여론 확산을 차단하고 나섰다.
애플은 13일(현지시간) 공정노동위원회(Fair Labor Association)가 폭스콘 공장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FLA는 지난 1999년 설립된 비영리 노동 권리 조직. 애플은 지난달 납품업체의 열악한 근로환경 논란이 거세지면서 IT업체로는 처음으로 FLA에 가입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애플이 FLA 요청, 자발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조사팀, 13일 폭스콘 공장 등 점검 착수…'전방위' 실시
애플은 공식자료를 통해 FLA 오렛 반 히어든 회장이 이끄는 조사팀이 이날 오전 '폭스콘'으로 유명한 중국 심천 시설에 대한 첫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애플 팀 쿡 CEO는 "우리는 노동자들이 어디서나 안전하고 공정한 작업환경에서 근무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 FLA에 이번 조사를 요청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FLA는 중국에 이어 대만 콴타(Quanta), 패가트론(Pegatron) 생산시설에 대해서도 같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납품업체 생산시설의 90%가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팀 쿡 CEO는 "이번 조사는 규모 등에서 전자산업에서 전례없이 대대적으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FLA는 첫 조사로 심천을 비롯해 청두 등 중국내 애플의 생산 협력업체에 대한 근로환경 등 실태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생산 시설, 기숙사 등 관련 시설 점검은 물론 고용의 전단계에 걸쳐서도 광범위한 서류조사 등을 펼치게 된다.
특히 수천명의 근로자를 직접 인터뷰, 건강과 안전을 포함한 근로 및 생활환경은 물론 근로시간 등도 집중 점검하게 된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애플의 협력사들도 이번 조사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이번 조사결과 및 FLA 권고조치 등은 내달 초 FLA 홈페이지(www.fairlabor.org)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애플은 이번 조사가 그동안 실시해온 자체 점검 등 근로환경 개선 작업의 일환이라는 설명.
애플은 "우리는 이미 지난 2006년부터 40여개 이상의 폭스콘 시설을 포함 500여개 생산시설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실시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한 내용도 홈페이지(www.apple.com/supplierresponsibility)에 공개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애플의 이번 조사는 최근들어 애플 납품업체의 열악한 근로환경이 공개되면서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 '윤리적인 아이폰(ethical iPhone)'을 기치로 애플 공장의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한 온라인 청원운동은 보름 새 25만명이 참여했다. 여기에 애플 스토어 항의 방문이 이어지는 등 '反 애플' 분위기로 확산되는 형국이었다.
이는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주총에 관련 안건이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확인되면서 비난 여론도 거세졌다. 결국 애플이 전면 실태조사 착수라는 대응책을 앞세워 '反 애플' 정서의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나선 모양새다.
/워싱턴(미국)=박영례특파원 young@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