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4·11 총선에서 강남 3구(강남 갑·을 서초 갑·을 송파 갑·을)와 양천갑, 분당 갑·을 등 9개 지역구에 대해 비례대표 공천을 배제키로 함에 따라 해당 지역구 출마를 고려했던 비례대표 의원들이 패닉 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비대위 방침에 맞서 공천을 신청하더라도 낙천할 게 뻔한데다 그동안 공들여 온 지역구를 떠나 다른 지역에 출마할 경우 현역 의원과의 마찰을 피할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강남을 출마를 선언했던 원희목 의원은 "강남을은 더 이상 새누리당 간판만으로 당선되는 강세지역이 아니다"라며 "비대위의 강남을 비례대표 공천 배제 방침은 지역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결정이고, 특정인의 기회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원 의원은 결국 총선 불출마를 택했다. 그는 "강남에서 28년 살아온 강남 사람으로서 강남에 출마하려 했지만 뜻을 접어야 한다"며 "강남이 아니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역시 강남을 출마를 준비 중인 나성린 의원은 향후 행보를 결정짓지 못한 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 의원 측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고민해 봐야 한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 의원은 정책전문가지 필드형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당에서 배려하지 않으면 살아 돌아올 수 없다. 험지나 약세지역에 가면 당선 가능성이 '0%'"라며 "만약 당에서 그런 곳(약세지역)을 제의한다면 필드형 정치인에 양보하는 게 낫고, 그렇지 않고 배려한다면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양천갑에 출사표를 던진 정옥임 의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양천갑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도 나경원 후보가 박원순 후보에게 진 지역"이라며 "비대위의 이번 결정은 양천갑이 새누리당 후보면 누가 나와도 승리가 확실하다고 단정한 것인데 그 근거가 뭐냐"고 반발했다.
정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도 "과연 양천갑 지역이 강남과 똑같은 지역인지, 그렇다면 용산·영남은 왜 빠졌는지, 비례대표가 특혜로 치부되는 이유는 무엇인지…"라며 "양천갑 출마 과정에서 '왜 00가 나오는데 그곳에 나오려 하느냐'며 불쾌해 하시는 분, 노골적으로 00를 후방 지원하는 분, 따로 전략공천 후보를 물색한다는 소문 등으로 마음고생 많이 했었다.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배제"라고 불만을 토해냈다.
한편 비례대표 공천 배제 9곳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구에 나선 의원들은 한숨을 내쉬며 지역구 다지기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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