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영기자] '전자기기=남성 점유물'이란 고정관념이 완전히 깨진 듯 하다.
9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매셔블에 따르면 소비자 가전 제품 4개 중 3개 품목에 대해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큰 소비 욕구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홈쇼핑 업체인 HSN이 지난해 말 18세 이상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연말 쇼핑시즌에 구매할 의향이 있는 제품은 무엇인지를 설문 조사한 결과 태블릿, 노트북PC, 스마트폰 3개 제품에 대해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구매 의향을 보였다.
여성의 경우 태블릿, 노트북,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응답자는 각각 18%, 20%, 20%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의 경우 15%만이 태블릿을 사고 싶어했고, 노트북과 스마트폰 구매 의향은 각각 14%와 17%였다.
여성보다 남성의 구매 의향이 더 높았던 유일한 제품군은 바로 평면 LCD TV로 조사됐다. 여성이 17%인 것에 비해 남성은 전체 응답자의 19%가 LCD TV를 구매하길 원했다.
질 브라프 HSN 인터넷쇼핑 부문 부사장은 매셔블과의 인터뷰에서 "기술 산업 분야가 오랫동안 남성에 의해 지배되어 온 게 사실이나 가정에서 전자기기를 구매할 때의 결정권만큼은 여성들이 쥐고 있다"면서 "사실상 여성들이 최신 기기나 기술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HSN이 실시한 조사에서 또 한가지 알 수 있는 사실은 여성들의 경우 일단 제품을 한번 구매하면 이를 아주 오랫동안 사용한다는 것이다. 즉 여성들은 영화를 감상한다거나 인터넷으로 사진을 업로드 하는 등 미디어를 이용한 활동 빈도가 남성들 보다 훨씬 높았다.
또한 어떤 전자 제품을 구매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 여성의 경우 약 32%는 사용 편의성을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남성의 경우 응답자의 26%만이 사용 편의성을 주요 구매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연구조사에 따르면 2010년 한해 동안 여성은 평균 4.7개, 남성은 4.2개의 전자 제품을 구매했다. 그 가운데 최신 기술이 접목된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여성이 구매한 물건의 88%, 남성이 구매한 물건의 83%였다. 한해 평균 구매하는 전자 제품 수도 여성이 많을뿐더러 그 중 최신 기기가 차지하는 비율도 여성이 더 높았다.
전자제품 구매 뿐만 아니라 게임콘솔로 오락을 즐기는 여성의 수도 지난 수년에 비해 증가했다. 특히 X박스 360과 플레이스테이션3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럿이서 즐기는 소셜 게임에도 남성(45%)보다는 여성(54%)이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브라프는 "여성이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교감 나누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결과다"면서 "HSN에서 가장 잘 팔린 전자 제품이 검은색이나 회색, 흰색이 아닌 '보라색' 스캐너인 점을 보더라도 기기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은영기자 gr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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