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장고에 들어갔다.
최근 대학생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종편-보도채널 개국 인터뷰 등을 잇따라 치르며 활발한 대외 행보를 보이던 양상이 다시 침묵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하지만 고심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으로 불 붙은 '한나라당'의 위기 지속은 곧 박 전 대표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셈법까지 고려된 상황이다.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얘기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시기는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것이 한나라당 안팎의 관측이다.
◆조기등판 요구, 봇물 터져
박 전 대표는 일단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8일에는 측근으로 분류되는 구상찬 한나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 참석도 취소했다. 앞서 지난 7일 저녁 서강대 동문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 측근들에 따르면 "박 전 대표가 당분간 외부 일정을 잡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당이 총체적 난국’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해결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도 홍준표 현 대표 체제에 대한 지속성이 쉽지 않다는 인식 아래 당내 일각에서 제기하는 자신의 '조기등판'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측근들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박 전 대표의 조기등판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다.
이한구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것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게 절대 다수 한나라당 의원들의 견해다"고 말했다.
역시 친박계인 이성헌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그 전에 당이 총체적으로 그런 뜻을 모아줘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재창당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힌 만큼 한나라당의 새로운 변화를 도모할 파격적인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외부 시선도 박근혜 '조기등판'에 무게감 실려
당 밖에서도 박 전 대표의 '조기가능성'을 높게 보는 상황이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지 않으면 사태가 제대로 해결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박 전 대표가 나서지 않으면 한나라당이 마련한 수습이 미봉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청원 전 친박연대(현 미래희망연대) 대표는 한 모임에 참석해 "한나라당이 살아날 방법은 새 건물에 새 간판을 내거는 길 뿐이며,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모든 대세론과 기득권을 잊고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혁명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전 대표는 특히 "박 전 대표가 2004년 한나라당을 구한 것처럼 영·호남, 충청, 수도권 등 모든 지역을 망라한 대통합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박 전 대표의 '조기등판'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의 마지막 '결단'만 남았다는 것이 한나라당 전체를 휘감고 있다.
문현구기자 brando@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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