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한미 FTA와 관련해 야5당 대표가 회담을 열고 18대 국회에서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방침을 정하고 결사 저지에 나섰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창조한국당 공성경 대표, 진보신당 김혜경 대표를 대리한 최혜영 집행위원장은 28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을 열고 한미 FTA와 관련해 '10+2 재재협상안'의 수용 없는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저지하기로 결정했다.
야5당 대표들은 이날 "야당이 그간 요구한 ISD(투자자-국가 제소제도) 제도 폐기,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등 10개 분야에 대해 반드시 재재협상해야 한다"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끝장토론을 통해 주권 침해와 독소 조항 등 중대한 문제점을 드러낸 한미 FTA를 이번 국회에서 비준해서는 안된다"고 입장을 모았다.
대표들은 정부의 재재협상 결과에 기초해 19대 국회에서 협정 파기 여부를 포함한 한미 FTA 비준안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합의하고, 31일 공동 의원총회를 열어 정부 여당의 한미 FTA 단독 처리 시도에 대한 저지 방침을 논의하기로 했다.
전날 8시간의 의원총회에서 한미 FTA에 대해 저지방침을 정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우리는 의원총회에서 이명박 정권의 한미 FTA는 우리의 주권을 포기한 채 일방적으로 미국의 이익만을 보장하는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확고히 했다"고 강한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굴욕적인 한미 FTA, 대한민국의 간·쓸개를 다 빼주는 한미 FTA 저지를 위해 공동으로 나서겠다"면서 "정부여당은 최근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정치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한미 FTA를 단독 강행처리하려고 한다. 폭력을 불사해 의회 민주주의와 3권 분립을 짓밟는 것은 독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역시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분노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확인했다"면서 "정부여당과 수구언론의 이간질에도 국민들은 행동에 나서주셨다. 국민들이 우리에게 보내준 믿음을 한미 FTA 저지 위한 야권의 행동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이 주저 않고 행동했듯, 국민이 원하는 일이라면 우리 행동에 제약을 두지 말아야 한다"며 "진보개혁진영은 이로써 민심과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것은 지난 4년간의 불통의 정치, 독선·독주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라며 "청와대 참모들이 사표를 내기 보다는 4대강 사업과 한미 FTA를 강행처리하려는 통치 방식을 바꿔야 한다. 지금이라도 시간적 여유를 갖고 야당과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 역시 "한미 FTA는 우리 입장에서 철저히 밑지는 협상"이라며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하려는 것을 야권이 끝내 저지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불신은 회복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혜영 진보신당 집행위원장 역시 "한미 FTA는 오역투성이고, 비밀 투성이이며 부작용 투성이"라며 "한미 FTA는 불평등 투성이로 미국은 국내법이 한미 FTA보다 우선이지만 우리는 국내법보다 한미 FTA가 우선"이라고 비판했다.
최 집행위원장은 "한미 FTA는 야당이 아니라 농민, 노동자, 국민들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라며 "세상에 나와서는 안될 괴물이 나왔다. 한나라당이 이같은 한미 FTA를 날치기 처리하려 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울 것이며 정권 퇴진 수단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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