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함으로써 삼성전자 등 주요 안드로이드폰 업체들이 특허경쟁력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과, 오히려 독이 될 수있다는 분석이 공존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부문에서 막대한 특허들을 보유하고 있는 모토로라의 역량이 구글로부터 안드로이드를 공급받는 모든 업체들에 방어 무기가 돼 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반면, 제조사들은 앞으로 자사의 단말기 개발 관련 내부 정보를 구글과 공유하기가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구글이 얻은 특허방패, 제조사도 호재"
구글이 향후 안드로이드 최신 기술을 가장 먼저 적용할 레퍼런스폰 제조사로 모토로라를 선택할 수 있지만그렇다고 다른 제조사들과 협력을 약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사업을 하는 궁극적 목적은 제조사로 성공하려는 게 아니라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함으로써 결국 웹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려는 것이므로 우군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주된 목적은 '특허 경쟁력' 확보로 분석된다. 모토로라는 휴대전화 관련 특허만 1만7천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허출원중인 애플리케이션만 7천500여개에 달한다. 전세계 1위 휴대폰 업체 노키아의 특허가 6천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모토로라의 특허 역량은 확연히 앞선다.
이에 따라 애플 등 글로벌 IT업체들과 특허공방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등 주요 안드로이드폰 업체들에도 덩달아 '특허 방패'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은 안드로이드가 자사 기술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폰 업체들에 로열티 지불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구글이 특허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제조사들로서도 환영할 일이라는 얘기다.
하나대투증권 정성훈 연구원은 "모토로라의 단말기 경쟁력이 애플 등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구글은 당분간 자체 하드웨어에 역량을 집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단기적으로 삼성 등은 특허 방어력을 얻게 된다는 면에서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 공유에 대한 부담감 생길 것"
반면 경쟁 제조사를 손에 넣게 된 구글과 단말 개발 관련 내부 정보를 공유하게 된 것에 대한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안드로이드라는 소프트웨어가 자사 하드웨어에 포팅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구글과 제조사간 내부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데, 모토로라를 인수한 이상 구글이 잠재적 경쟁사가 돼버린 셈이다.
특히 구글의 가장 중요한 협력사(탑 티어 벤더)인 삼성전자나 HTC 등은 구글과 긴밀한 정보 공유를 지속해 왔던 만큼 이같은 우려를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최악의 경우 오히려 특허공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로아컨설팅의 김진영 사장은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은 출시할 제품의 사양 등 단말 개발에 대한 내부 정보를 구글과 반드시 공유해야 한다"며 "이 정보를 바탕으로 모토로라가 선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물론 정보보호에 대한 사전 계약을 하겠지만 불안감 조성 가능성면에서 부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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