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이 신임 홍준표 당대표와 지도부에게 '포퓰리즘 경계'를 주문했다
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중진 연석회의는 당 중진 의원들이 홍준표 당 대표 등 신임 지도부와 첫 대면을 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중진 의원들은 덕담보다 '당 색깔 바로찾기'부터 요청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정몽준(사진) 전 대표였다.
정 전 대표는 "우리 당의 당헌·당규 정강 정책을 보면 '한나라당은 포퓰리즘에 맞서 헌법을 수호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 내용은 지난 2005년 홍 대표가 당 혁신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주도해 만든 것이다"고 말 문을 열었다.
정 전 대표의 발언은 최근 한나라당 지도부 등이 이른바 대중들의 인기에만 영합해 '포퓰리즘' 정책 추진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것에 대해 일침을 놓은 것.
정 전 대표는 이어 "지금 여야를 막론하고 포퓰리즘의 유혹에 빠져 있다. 외국의 포퓰리즘 사례를 보면, '미래에 대한 논의'가 없을 때 정치인들이 포퓰리즘을 꺼내든다"며 우려했다.
김무성 전 원내대표도 "정 전 대표가 제가 할 얘기를 다 해 주셨다. 홍 대표는 현재의 당 정강정책을 만드는 것을 주도했다. 입법 취지에 입각해 충실해주기를 바란다"며 '보수색깔 정당' 지향을 촉구했다.
이경재 의원은 "친서민 정책을 추진하는 데는 동감하지만 '우리도 포퓰리즘을 하겠다'고 하면 혼돈을 일으킬 수도 있다. 포퓰리즘과 친서민 정책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진들의 충고가 잇따라 나오자 홍준표 대표도 방어에 나섰다. 홍 대표는 "지금 한나라당이 추진하려는 정책은 좌클릭이나 포퓰리즘은 아니다. 헌법 119조 2항에 따라 서민 정책을 강화하다 보니 언론에서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도 '계파 해체' 문제가 거론됐다. 정몽준 전 대표는 "계파는 단순히 하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식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물리적인 해체 논의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윤성 국회 부의장은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계파, 공천, 세대교체 등의 이야기를 하는데 밖에서 듣기에는 너무 으스스한 단어들이다. 당 내부 문제를 부각시키는 게 모두에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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