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기자] 통신사들의 애플리케이션스토어(앱스토어)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통합 앱스토어 기반이 될 한국형 통합 앱스토어(K-WAC, 2.0버전) 상용화는 3~4개월 늦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앱스토어를 하나의 큰 축으로삼은 플랫폼 사업을 향후 기업 생존의 열쇠라고 판단하고 T스토어를 중심으로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를 아우르는 통합 앱스토어를 구축해 콘텐츠 시장을 아세안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24일 "기업들의 전략이 엇갈리고 글로벌 통합 앱스토어 지연에 따라 이를 연계할 국내 K-WAC 역시 당초 5월에서 9월 이후에나 오픈이 가능하게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SKT, '플랫폼'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T스토어의 성공적 안착에 힘입은 SK텔레콤은 '플랫폼 사업'을 향후 성장동력의 큰 축으로 삼고 있다.
SK텔레콤 오픈 콜레버레이션(OC) 지원실 이성호 플랫폼 센터장은 "T스토어를 개발자들에게 개방, 공유함으로써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라며 "플랫폼을 활용한 에코시스템 구축이 성장 전략의 핵심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성호 센터장은 "플랫폼 사업이란 우리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다"며 "파트너들이 함께 잘돼야 협업 모델이 만들어지고,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사장 직속의 OC센터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OC센터 구축과 함께 개발자 무료교육을 위한 T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일반인이라도 아이디어 제안을 해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생혁신센터도 문을 열고, 1천개 가량의 상용 단말기를 테스트할 수 있는 MD센터도 가동하고 있다.
이 회사가 운영중인 T스토어의 현재 일 매출은 1억5천~2억원 가량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정책에 맞다면 T스토어 안팎에 '몰인몰'이나 외부포털 형태의 개별기업 스토어도 오픈할 수 있도록 SK텔레콤이 유연한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SK텔레콤의 앱스토어 사업에 경쟁사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귀띔했다.
◆KT, 동아시아로 앱 시장 확대
KT 김민 부장은 "WAC에는 KT와 같은 통신사, 단말제조사, 솔루션 개발사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며 "WAC에 등록하면 개발자들은 약 30억 가입자를 상대로 서비스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며 말했다.
특히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은 KT가 추진중인 '오아시스'. 이를 통해 중국 1위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과 일본 1위 NTT도코모 등과 함께 공동의 앱스토어를 구축, 동아시아 앱 시장의 주도권을 쥔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 시장을 합치면 모두 6억5천만 가입자에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글로벌 WAC에 비해 공동의 문화권을 가진 아시아 시장의 활성화가 더욱 쉬울 수 있다.
김민 부장은 "개발자들이 올레마켓에 앱을 올려 한국시장에서의 검증이 이뤄진 뒤 중국이나 일본마켓에도 올릴 수 있도록 현지화나 운영지원도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K-WAC 상용화 9월에나...
주요 통신사들이 앱스토어 확산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정작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3사가 공동으로 추진중인 통합앱스토어(K-WAC) 상용화는 늦어지고 있다.
K-WAC이란 개발자가 K-WAC용 앱을 개발해 앱스토어를 올리면 T스토어나 올레마켓, LG유플러스 마켓 등에 함께 제공되는 통합 앱스토어를 말한다. 글로벌 통합앱스토어(WAC)에도 연동이 될 예정이다.
하지만 WAC출범이 지연되면서 K-WAC 오픈도 당초 계획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 이상산 KWAC운영본부장은 "5월말 (2.0버전)을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WAC 오픈이 뒤로 밀리면서, 이와 연동을 목표로 한 K-WAC 오픈 일정도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6월 말까지 K-WAC 앱스토어 구축이 완료되고, 단말 연동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거친 뒤 이르면 8월말께 통합 앱스토어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WAC가 과도한 인증비와 등록비를 요구하는 등 수익사업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국내 업계 및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WAC 사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WAC 측에서 개발자 등록비나 과도한 인증비 등을 요구하고 있어, 이에 대한 협의의 시간이 더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K-WAC 전문가들 가운데는 K-WAC 출범지연이 통신 3사의 드러나지 않은 전략적 판단도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스마트폰 생태계 대응이 늦은 LG유플러스가 통합 앱스토어 구축에 적극적인 반면 기존 T스토어를 통한 플랫폼 전략을 마련한 SK텔레콤이나 동아시아 전반을 아우르는 오아시스로 확산하려는 KT의 경우 전략적으로 K-WAC 오픈시기의 선호도가 다를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K-WAC 오픈 지연에 대해 "통신사와 개발자, 이용자들의 공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협의가 잘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통신사들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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