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 주도권 놓고 신-구 세력 충돌

[문현구기자] 한나라당이 당내 주도권을 놓고 본격적인 힘 겨루기가 펼쳐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최근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뽑는 과정부터 주류-비주류간의 '세 대결'이 펼쳐졌다.

1라운드는 비주류의 승리. 소장파와 친박계의 지지를 얻은 '중립성향'의 황우여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는 이변을 낳은 것.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당내 '주류'인 친이계 쪽에서도 반격에 나섰다. 먼저, 당 대표를 새로 뽑을 때까지 당 운영을 총괄, 지휘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일찌감히 해버렸다.

친이계는 지난 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계파 소속 의원이 과반수 이상 포함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이끌어냈다.

이에 소장파 의원들이 즉각 반발하며 비대위 재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각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인 의원총회의 인준을 거치지 않고 기존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비대위를 구성했다는 것이 반대 이유다.

하지만 9일 오전 예정됐던 비대위 첫 회의마저 무산됐다. 비대위 구성원에 포함된 소장파 및 중립성향 의원 대다수가 회의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당 쇄신을 요구하며 초·재선 의원 중심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한나라' 모임은 8일 "물러나는 지도부가 구성한 비대위는 절차상 문제가 있다. 신임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의원총회를 열어 비대위 구성을 논의하고 추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이계 일부 의원들은 "재보선 참패 등으로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빨리 수습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한데 너무 힘 겨루기로 가는 것 아니냐"며 소장파 등의 집단 행동을 비난했다.

결국 당내 주도권을 놓고 '주류-비주류'간 '2라운드'가 펼쳐지는 분위기다.

한편,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는 소장파 입장을 반영해 9일 "비대위 구성은 의원총회 인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내 갈등이 증폭되면서 '사분오열' 양상을 보이는 '한나라호'의 진로에 정치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