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한-EU 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싸고 국회의 전운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지난 2일 한-EU FTA를 4일 국회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합의했지만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장시간 의원총회를 열고 한-EU FTA 처리 방향을 의논하고 이를 새로 구성되는 여야 원내 지도부로 넘길 것을 제안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입장을 유보한 손학규 대표와 협상 당사자인 박지원 원내대표를 제외하고 7명 최고위원 전원이 이날 처리를 반대했고, 의원총회에서도 발언을 한 의원 중 다수가 한-EU FTA를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손학규 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야당은 정부여당의 결정을 국민의 입장에서 대책을 강구하는 일인 만큼 결코 급히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왔다"면서 "4.27 재보선에서 야4당과 정책합의를 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가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정책합의에 대해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고 이날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또 "현재 나온 한-미 FTA를 보완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포함해 한-EU FTA도 최종 결정은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하겠지만 저로서는 지금 이 상태대로 합의해서 통과시켜주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강행처리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오늘 본회의에서 찬성이 되도록 의결하겠다"면서 "오늘 공항에 가야 한다고 찾아온 의원들이 있는데 죄송하지만 오늘 나가지 말아 달라. 오늘 이것도 처리하지 못하면 한나라당은 무능해지고 국민 앞에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지난 5월 2일 여야정이 만든 합의문에는 민주당이 요구하는 조건이 90%나 반영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 FTA를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의결 결과가 7대 2 '반대'로 결론이 났다고 한다"고 말했다.
진보정당들은 총력 투쟁을 선언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임기 말년에 개인 정치 성과를 챙기기 위해 영세 상인들과 축산 농민들을 팽개쳐도 되나"라며 "한나라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에 혈안이 돼 또 다시 야당을 짓밟고 강행 처리를 시도하면 2012년 총선과 대선은 한나라당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 대변인은 "민노당은 모든 오류를 바로잡고 이해 당사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는 절차부터 시작할 것을 다시 촉구한다"면서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가 전면 재검증하고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통상절차법 제정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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