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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는 늘어나는데…국회서 낮잠 자는 전자상거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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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관 상임위서 다른 사안에 치여 논의 어려워

[김지연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박모씨(남, 20대)는 지난해 4월 인터넷쇼핑몰에서 신발을 9만8천원에 구입했다. 이후 제품이 배송되지 않아 수차례 재촉했지만 조만간 배송된다는 말만 남긴 채 해당 업체는 2개월 후 폐업하고 말았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반모씨(여, 20대)는 지난해 10월 인터넷쇼핑몰에서 4만2천원에 원피스를 구입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청약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해당 쇼핑몰은 세일 상품이어서 반품이 안된다고 했다.


전자상거래 관련 피해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고 제지할 만한 전자상거래법(이하 전상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1년 넘게 논의되고 있지 않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한 지난해 전자상거래로 인한 소비자피해 건수는 4천76건으로 전년(3천799건) 대비 7.3%(277건) 증가했다. 전체 소비자피해(2만3천374건)의 17.4%를 차지한다.

전체 소비자피해 건수는 전년에 비해 소폭(0.3%) 감소했는데도 전자상거래 피해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오픈마켓 이용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관련 피해가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피해 중 오픈마켓 관련 피해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반(45%)에 육박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오픈마켓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판매업자의 신원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연대 책임을 지도록 하는 등 오픈마켓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전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상법 개정안은 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를 통해 소비자 피해를 줄이자는 내용이어서 처리가 시급한 대표적 민생법안에 속한다. 여야간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지도 않다.

하지만, 정작 전상법 개정안을 다뤄야 하는 국회 정무위원회가 최근 예금자보호법 개정, 저축은행 청문회 등 상대적으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이슈적인 사안 처리에 집중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논의의 관심에서 물러나 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전상법 처리가 물 건너간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픈마켓 사업자수가 일반 쇼핑몰 사업자에 비해 적지만 네이버 같은 포털 사업자들도 오픈마켓 형태의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서비스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보고,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소비자원도 최근 "온라인쇼핑몰 상시 감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소비자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통신판매중개자의 중개책임을 강화하는 전상법 개정안이 빨리 처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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