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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청문회, '정부 뭐했나'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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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금융당국 관리감독 부실로 병폐 키워' 지적

[김지연기자]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주최로 열린 저축은행 청문회에서는 금융당국의 관리 부실을 책망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정부가 '시장 내 자율적 M&A'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저축은행의 대형화, 계열화를 촉진했지만, 이에 수반되어야 하는 감시감독은 강화되지 못했다는 것. 저축은행 부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세밀하고 촘촘하게 감독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잠재적 부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금융당국이 피해를 조장하고 증폭한 측면이 있다"며 저축은행 문제에 대해 정부가 보다 솔직하게 터뜨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은 "국내 저축은행들이 지난 6년간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금액이 9조원에 육박하는데도 적자에 허덕이는 이유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부정 착복 등 비위 여부에 대한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지난 10년간 정책당국의 수장이 바뀔 때마다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가 완화됐다 강화됐다 롤러코스터를 탔다"며 "여기에다 검사기관이 택도 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검사하다보니 부실한 검사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감독기관이 저축은행 대주주의 전횡에 눈 감았다고 말했으며, 같은 당 박선숙 의원 역시 "88클럽 규제완화를 해줬으면 걸맞는 규제와 감독이 이뤄져야 하는데도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조문환 의원도 "금융당국 출신의 감사들이 저축은행 감사로 파견된 이후 대주주 모럴 해저드를 묵인하고 방조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감독원의 의지 부족이든 인력의 한계든, 태생적인 감독 부재가 분명히 있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옥임 의원은 "올해 영업정지를 받은 8개 저축은행은 대주주나 임직원의 불법 비리행위가 상당히 많았고 금감원도 사전에 이런 점을 심각하게 생각했어야 했다"며 "부실사태의 원인으로 대주주와 경영진의 불법행위를 꼽으면서도 정작 그런 문제를 제대로 감시감독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금융위·금감원 '앞으로 잘하겠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무엇보다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으로 원래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감독 강화 조치 외에 근본적인 서민 금융쪽의 업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은행중앙회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검사 인력이 제한돼 있다보니 충실한 감독에 한계가 있었다"며 "감독 인원도 늘리고, 검사 기법도 고도화할 것이고, 감독 성과를 앞으로 인사에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창 전 금감원장은 "영국이 금융위기 이후 FSA의 인력을 대폭 늘린 반면, 우리나라는 줄였다"며 "감독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검사하기도 바쁜 상황이 계속되면 중장기적으로 감독 역량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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