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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손크리에이티브 '한국형 닌텐도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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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닌텐도DS용 '뿌까파워업'으로 유럽시장 진출

[박계현기자] 최종신 바른손크리에이티브 대표는 2011년을 '10년에 한 번 찾아온 기회의 해'라고 본다. 닌텐도를 비롯, 소니, MS 등 글로벌 거인들이 신형 게임기들을 대거 선보이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어 세계 비디오 게임기 시장이 오래간만에 회복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달 26일 일본 닌텐도가 닌텐도 3DS를 발매한데 이어 소니도 'PSP2'를 대체할 NGP를 연내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비디오게임 시장의 주류인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360,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 닌텐도 위의 후속 기종들도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안에 모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세계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비디오게임 업계가 동작인식게임기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통해 다시 그 영향력을 회복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고 보니 비디오게임만 개발해 왔던 바른손으로선 기쁠 수밖에 없다.

우울한 얘기이겠지만 한국은 비디오게임의 불모지다. 비단 감정적인 평가를 넘어 이는 수치로도 입증된다. 지난 2009년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 등 3대 비디오게임 업체에서 발매된 한글화 타이틀은 100개를 간신히 넘겼고 같은 기간 국내에서 개발한 타이틀은 8개에 불과했다.

세계 게임 시장에서 비디오게임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56% 이상. 게임 시장의 절반 이상을 비디오게임이 점하고 있건만 한국은 여전히 풀 한 포기가 그리운 실정이다. 이 시장에서 국내 비디오게임 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0.6%에 불과하다.

바른손크리에이티브는 이같은 불모지 속에서 '곰같이' 한 우물만을 파왔다. 이 회사는 지난 9년 동안 한결같이 비디오 게임을 개발해 왔다.

"저희 스스로 우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뭔가가 있다고 믿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버티기 힘들었을 겁니다. 준비된 상태에서 찾아온 기회라 더욱 자신 있습니다."

"아시나요? 비디오게임에도 국산 소프트웨어가 있다는 걸..."

바른손크리에이티브는 세대교체를 앞둔 현재의 비디오게임 기기들이 막 국내에서 출시될 무렵, 외산 기기와 소프트웨어 유통의 한계를 절감하고 최종신 대표가 2003년 '스튜디오나인'이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콘텐츠 제작 업체다.

당시 최종신 대표는 e삼성을 거쳐 MS 총판 사업에 뛰어든 세중게임박스의 마케팅 책임자였다. 당시 세중은 2002년 12월 29일 한국에서 론칭한 Xbox 360의 총판 라이선스를 1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내걸어 입찰을 따냈다.

TV 광고 등 화려하게 첫 테이프를 끊은 세중은 80여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했을 무렵에서야 비디오게임 기기 유통으로는 돈을 벌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임기는 마진 없이 판매하고 소프트웨어 매출을 통해서만 6~7%를 소매업자와 나누는 구조로는 이미 지출한 마케팅비를 회수하기조차 벅찼다.

최종신 대표는 콘텐츠 제작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천신일 세중 그룹 회장을 설득, 개발 자회사를 세웠지만 세중이 비디오게임 사업 철수를 결정하자 자기자본을 들여 회사를 인수했다. 시작은 그랬다.

첫 작품은 '원글리시(영어 학습게임)' 등 교육용 소프트웨어와 '룰루랄라' 같은 외국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접근하기 힘든 노래방용 콘텐츠였다. 두 소프트웨어는 출시 후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팔리는 등 기획의 힘을 입증했다.

이후 회사는 2007년 국내업체로선 최초로 닌텐도 DS용 상식시험 게임 '한국인의 상식력'을 내놓으며 그 해 매출 30억원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한국 비디오게임 콘텐츠 제작업체로선 최초로 지상파 3사에 공중파 광고를 하는 등 한국 비디오게임 시장에도 국산 소프트웨어가 존재한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입증했다.

바른손 "세계적인 콘텐츠 개발업체를 향해"

스튜디오나인은 지난 2007년 바른손이 100% 지분을 인수하면서 바른손크리에이티브로 이름이 바뀌었다. 바른손 그룹의 문양권 회장이 2008년 기업을 인수하며 그 가능성에 투자했고 지난해 12월에는 한국기술투자(KTIC)에서 10여억원을 출자했다.

그리고 3년. 현재 바른손크리에이티브는 해외 진출을 넘어 세계적인 콘텐츠 개발업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바른손크리에이티브는 지난해 11월 닌텐도 DS용 '뿌까 파워업'을 내놓으며 해외 시장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세계 150여개국에 보급, 해외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뿌까' IP(지적재산권)을 바탕으로 개발된 '뿌까 파워업'은 다음달 유럽 시장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최종신 대표는 "너무 공을 들이느라 닌텐도 3DS가 나오는 시점에 DS용 게임을 발매하게 됐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DS시리즈가 4천만대 이상 보급된 이상 최소 1년 반 이상은 끌고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바른손크리에이티브는 3D로 제작된 '뿌까파워업'을 통해 이미 3DS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최 대표는 "닌텐도 기기의 특성상 다운사이징이 필요하기 때문에 Xbox 360용이나 PS3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비슷한 시간이 걸린다"며 "3D 그래픽 인력을 확보하며 시장에 대응하는 것과 동시에 수년간 비디오 게임이라는 한 우물만 파면서 경험을 쌓아왔다"고 자신했다.

비디오게임 업체의 서버망만 이용하면 별도 유통망이 필요없는 다운로드 서비스 시장의 성장도 해외로 첫 발을 떼는 바른손크리에이티브에는 호재다.

최종신 대표는 "현재 온라인 다운로드 서비스 시장은 1위에서 50위까지의 업체가 평균 35억원 정도의 수익을 내는 등 점차 의미있는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뿌까파워업'의 유럽 진출에 이어 5월에는 Xbox 360용 '더블 드래곤'이 출시될 예정이다. 키넥트용 게임 개발 프로젝트도 함께 돌아가기 시작했다. 당장 쌓인 기획서도 많고 할 일도 많지만 42명의 인력으로는 아직 머리를 따라갈 손발이 부족하다.

최종신 대표는 "자체 게임 개발엔진을 제작하기 시작하는 등 먼 미래를 보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중"이라며 "KTIC를 시작으로 좀 더 많은 선행투자가 이뤄져 결실을 거두는 속도를 앞당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외국계 비디오게임 업체까지 모두 합해야 겨우 10여개를 넘기는 업계의 영소한 규모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받기도 힘든 상황이다.

"닌텐도 키오스크에 가면 닌텐도가 자체 개발한 5개 타이틀 옆 한쪽에 '뿌까파워업' 소프트웨어가 진열돼 있습니다. 지금도 그걸 보면 마음이 뿌듯해요. 일부러 5개 소프트웨어 광고가 다 지나가고 '뿌까' 광고까지 나오는 걸 보고 나서야 자리를 뜹니다."

비디오게임용 소프트웨어 제작이라는 외길로만 달려온 최종신 대표와 바른손크리에이티브는 '한국형 닌텐도'의 꿈을 말이 아니라 현실로 보여줄 작정이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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