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도 휴대폰 AP 직접 만든다

[강은성기자]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휴대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직접 제조한다.

AP는 퀄컴이나 삼성전자, 엔비디아, TI 등이 제조하고 있는데 이제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도 AP 제조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단 첫 출발은 중국이다. 국내 반도체업체 엠텍비전과 손잡고 AP 뿐만 아니라 70조 중국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한꺼번에 공략한다.

25일 SK그룹의 중국법인 SK차이나(대표 박영호)는 시스템반도체 기술 업체 엠텍비전과 공동 출자를 통해 중국 심천에 시스템반도체 전문업체인 'SK엠텍(SKMTEK)'을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SK그룹의 중국 통합법인인 SK차이나는 지난 2010년 7월 설립되었으며, SK텔레콤 중국CIC(오세현 중국CIC사장)가 SK차이나의 정보통신 관련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회사가 엠텍비전과 합작 법인인 SK엠텍을 탄생시킨 것이다.

SK엠텍은 초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용 시스템반도체에 집중한다. 특히 휴대폰이나 태블릿PC용 AP 개발에 중점을 쏟을 계획이다. 아울러 통신용 브로드밴드 칩셋, 위치 서비스를 위한 GPS 등 다양한 통신 서비스용 칩셋 개발에도 주력하게 된다.

2013년 이후에는 ICT 전 영역, 즉 자동차, 가전 등 기존 시스템반도체 수요 산업 뿐만 아니라 u헬스, 스마트그리드 등 첨단 융합 산업영역으로 공급 범위를 확대한다는게 SK엠텍의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에서 모바일TV용 통합 수신칩 및 수신제한용 보안칩(CAS), Wi-Fi/GPS 통합칩, 개량형 지그비(ZigBee)칩 등 시스템반도체 제품들을 직접 기획해 외부 업체를 통해 개발, 생산해 왔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엠텍비전의 경우 설계 능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통신 회로설계 역량의 경우 중국 업체보다 1~2년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자본, 상품 기획, 해외 마케팅 역량이 없어 성장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번에 SK그룹과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시장을 공동 공략하면 적지 않은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SK엠텍 설립으로 SK 차이나는 기존 정보통신 사업영역을 시스템 반도체 및 관련 소프트웨어 등 모바일용 핵심 솔루션으로 확대하는 한편, 엠텍비젼은 SK차이나가 보유한 중국 내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에서 반도체 매출을 극대화하는 등 상호 윈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작법인 설립 관련 엠텍비젼 이성민 사장은 "오랜 중국사업 경험을 가지고 있는 SK그룹과 함께 사업을 하게 되어 회사 성장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휴대폰용 AP와 이미지시그널프로세서(ISP) 등 엠텍비젼이 보유한 기존 제품 이외에도 자회사인 MTH가 보유한 통신용 베이스밴드칩이나 NFC 등 다양한 휴대폰 용 시스템 반도체 제품군을 접목시켜 중국 시장에서 휴대폰용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작법인 설립 방식은 양사가 보유한 반도체 기술 및 경영 인프라 등을 공동 출자하는 형태다. 초기 자본금은 190억원이며, 향후 사업 확대에 따라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지분율은 SK차이나가 60%, 엠텍비전이 40%이며, 본사는 중국 선전(深川)시 과기원 단지 내에 위치하게 된다.

합작법인의 초대 대표이사는 SK차이나의 함희혁 중국 플랫폼사업본부장이 맡을 예정이며, 중국 광동성 심천지역에서 이르면 3월 중 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신설법인 SK엠텍의 함희혁 대표는 "한국의 뛰어난 반도체 설계 기술과 중국의 반도체 제조기반이 결합되어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의 제품 공급을 자신한다"며 "회사 설립 5년 후인 2016년 매출 4천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는 경영 목표를 밝혔다.

또한 SK엠텍 함희혁 대표이사는 “중국 내에서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에서 축적한 통신 서비스, 미디어 사업, 플랫폼 사업의 다양한 경험을 반도체 칩이나 휴대폰 솔루션으로 제품화하는 것”이며 “SK엠텍 설립은 전세계 제조업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국내의 부품 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과 상생하자는 것이며, 양사 모두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