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노한 김무성…"MB 개헌 요구는 사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격노했다. 김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비공개 만찬에서 '개헌 이야기가 없었다'고 했지만 실제 이명박 대통령의 개헌 요구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만찬에서 한나라당 지도부에게 "현행 헌법이 변화된 시기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면서 "이왕 개헌논의를 하려면 당에서 제대로 해보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권력구조만 가지고 논의가 되는데 기본권 조항이나 여성 관련 문제도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대통령과의 비공개 만찬회동을 브리핑하는 기자간담회에서는 "개헌 이야기는 없었다"고 거듭 부인했다.

언론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 개헌 발언 기사가 나간 25일 김무성 원내대표는 말을 바꿨다. 그는 곤혹스러운 듯 "(대통령이) 슬쩍 지나는 말로 말씀하셨는데 평소에 하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오늘 보도처럼 주문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해명의 단골 메뉴, 기억이 없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사실상 기억이 없었다"며 "그날 감기가 심해 컨디션이 안 좋아 화장실도 왔다갔다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합의되지 않은 정보가 나간 것에 김 원내대표는 임태희 청와대 비서실장에 전화로 강력 항의하는 등 곤혹스러운 모습은 역력했다.

그는 "조금 전 임태희 실장에게 '어떻게 일하라고 이렇게 하느냐. 앞으로 이런 식으로 하면 일 못한다'고 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도 개헌은 당 중심으로 해야지 청와대에서 일체 이야기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당에서 나간 기사가 아니다"면서 "평소 해오던 말을 가볍게 이야기했는데 그날 주제는 개헌이 아니라 당청관계 문제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