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이 또 한 번 실패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노키아는 미국 2위 이동전화 사업자인 AT&T를 통해 전략 스마트폰 'X7'를 독점 출시하려 했으나 최근 이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는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앞서 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었다.
노키아는 그러나 AT&T의 마케팅 및 보조금 지원 정책이 충분치 않다는 판단 아래 출시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T&T가 보조금 및 마케팅 지원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국의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노키아의 스마트폰에 대해 그다지 매력을 느끼고 있지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주요 제품의 경우 300 달러에서 400 달러 정도의 보조금이 실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X7은 지난해 9월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스티븐 엘롭이 새 최고경영자(CEO)가 된 뒤 미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노키아의 '첨병'으로 인식됐었다. 노키아는 세계 1위지만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 RIM,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에 크게 밀리는 형국이었다.
이번에 X7의 미국 출시가 취소되면서 노키아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또 한 번의 취약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노키아는 지난해 출시한 'N8'로 고군분투해야 할 상황이다. N8은 보조금 등 사업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경쟁회사의 스마트폰에 비해 소비자 구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현재 노키아 웹 사이트에서 N8을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469 달러로 출시 당시 549 달러에서 많이 내려왔다.
이에 반해 아이폰의 경우 16GB 짜리는 199 달러이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한 스마트폰도 이 정도 가격 제품이 많다. 물론 이들 단말기를 그 가격에 구매하려면 2년 의무 약정에 가입해야 한다.
노키아와 달리 모토로라 모빌리티, 삼성전자, HTC 등은 이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다수의 새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이들 제품을 조만간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게다가 아이폰4는 1위 이동전화 사업자인 버라이즌을 통해서도 다음달부터 출시된다.
노키아로서는 미국 스파트폰 시장 싸움이 더 힘겹게 된 것이다.
한편 IDC에 따르면, 노키아는 2010년 3분기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32.7%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1년전 38.3%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또 미국에서는 상위 5위권에도 들지 못한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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