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주자 버라이즌의 '무제한 승부수'가 과연 성공할까?
뒤늦게 아이폰 공급에 나서는 버라이즌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물론 버라이즌은 아직까지 무제한 요금제 도입 여부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확실한 것은 11일 오전으로 예정된 버라이즌의 공식 행사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돌아가는 상황으로 봐선 무제한 요금제 도입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아이폰 마니아들 데이터 공세 견뎌낼까
미국 최대 무선 사업자인 버라이즌이 아이폰 공급에 동참한다는 자체만으로도 AT&T에게는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 그 동안 AT&T 망에 대한 불만 때문에 아이폰 구입을 망설였던 고객들이 버라이즌 아이폰에 눈을 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버라이즌이 '무제한 요금제'라는 파격적인 당근을 내놓을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해 무제한 요금제 포기를 선언한 AT&T와 확실하게 차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당연히 버라이즌의 이 같은 행보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과연 버라이즌이 아이폰 사용자들로부터 몰려드는 엄청난 데이터량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냐는 점이다.
무제한 요금제를 시행했던 AT&T는 지난해 중반 비슷한 문제에 봉착한 뒤 종량제로 전환했다. AT&T는 종량제를 도입하면서 월 2GB 사용자들에게 25달러를 받고 있다.
버라이즌 측은 자신들의 네트워크가 아이폰 사용자들의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내 어떤 사업자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망 품질을 자랑한다는 것. 특히 지난 해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네트워크를 정비했기 때문에 아이폰 수요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버라이즌의 앤소시 멜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지난 해 3G망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면서 "특히 지난 해 12월 선보인 4G망을 잘 활용할 경우 현 고객들의 3G 수요를 처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트북이나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이용자들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3G 데이터 수요를 문제 없이 처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이폰 역시 문제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한 마디로 아이폰이든 드로이드든 결국 스마트폰 아니냐는 것이다.
◆보조금-성능에도 관심 쏠려
버라이즌 아이폰에 관심이 쏠리는 이슈는 요금제 뿐 만은 아니다. 어느 정도 보조금을 지원해주느냐 역시 AT&T와의 경쟁에서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현재 AT&T는 2년 약정할 경우 400달러 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아이폰4 16기가 모델을 2년 약정으로 구입할 경우 약 150달러 가량을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버라이즌이 어느 정도 보조금을 지불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단말기 성능 역시 관심사 중 하나다. 특히 GSM 방식을 사용하는 AT&T와 달리 버라이즌은 CDMA 전송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 미국 이외 지역에서 사용할 때는 상당히 불편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버라이즌 아이폰은 통화 중 GPS 방향 같은 일부 데이터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 것이란 지적도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AT&T 측은 "CDMA에서는 아이폰4의 빠른 통화 기능을 즐기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 최대 사업자라는 배경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 전문가들은 버라이즌이 아이폰을 내놓길 기다리고 있는 대기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인 파이퍼 제프레이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버라이즌이 올 한해 약 900만 대 가량의 아이폰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 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36% 수준에 이를 것이란 게 먼스터의 전망이다.
버라이즌 아이폰의 성공 여부는 애플에게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USA투데이는 버라이즌 아이폰의 성공 여부는 '아이폰=스마트폰 아이콘'이란 등식이 계속 유지될 지 여부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바람이 한바탕 불고 난 뒤에도 여전히 버라이즌 아이폰이 인기를 누릴 경우 '아이폰=스마트폰 아이콘'이란 등식이 확실히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판매가 시들할 경우 아이폰도 결국은 수 많은 스마트폰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