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위 이동전화 사업자인 버라이즌이 오는 11일(현지시간) 애플의 아이폰 공급을 공식 발표할 예정임에 따라 향후 버라이즌을 통해 아이폰이 얼마나 팔릴 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그 결과가 미국 이동통신 사업자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휴대폰 제조업체들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버라이즌 아이폰은 이달말부터 매장에서 판매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다양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올 한 한해 버라이즌을 통해 900만대에서 1천200만대의 아이폰이 팔릴 것으로 예상한다.
아이폰을 독점 공급해왔던 AT&T의 경우 아이폰4가 나온 2010년 9개월 동안 총 1천1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하였다.
또 투자은행인 파이프 제프레이는 AT&T가 2010년 한 해에 1천450만대의 아이폰을 팔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애플 전체 매출의 12%에 해당하고 아이폰 전체 판매의 30%를 차치한다.
AT&T의 아이폰 판매 수치를 감안하면, 이러한 전문가들의 예상은 어느 정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평가할 만하다.
파이프 제프레이의 애널리스트 진 먼스터는 버라이즌이 올 한 해 9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애플 전체 매출의 5% 정도를 더 높여줄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다.
리서치 회사인 글리처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마샬은 아이폰이 판매되는 첫 분기에 버라이즌의 고객 5%가 아이폰을 구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 수치는 2007년 AT&T를 통해 아이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보다 빠른 속도이다.
마샬은 "아이폰을 사용하는 AT&T의 가입자는 약 1천700만명"이라며 "시간이 흐르면 버라이즌의 아이폰 사용자가 이 숫자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가 예상한 2011년 버라이즌 아이폰 판매대수는 1천200만대다.
버라이즌은 9월말 기준으로 9천32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에 제한해 볼 때는 버라이즌이 AT&T의 가입자를 얼마나 빼앗아올 지가 관심거리다.
이에 대한 미국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찰스 골빈은 "버라이즌 아이폰의 초기 구매자는 주로 버라이즌이나 스프린트, T모바일 등에서 아이폰으로 바꾸려는 사람들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이폰으로 바꾸려고 했지만 AT&T 망이 좋지 않아 그동안 망설였던 사람들이 주류일 것이라는 뜻이다.
AT&T의 경우 지난해 여름 아이폰4로 업그레이드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폈으며 이를 통해 대부분 새로 2년 약정을 걸어뒀다. 또 많은 아이폰 사용자들은 가족요금이나 기업요금 등에 묶여 있어 버라이즌으로 옮겨 타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AT&T는 또 지난주 아이폰 3GS 가격을 99 달러에서 49 달러로 내렸다.
골빈은 이런 이유로 AT&T에서 버라이즌으로 옮기는 아이폰 이용자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버라이즌 아이폰 출시에 대비해 상당한 잠금장치를 해뒀다는 뜻이다.
그러나 버라이즌이 AT&T에서 가입자가 옮겨올 때 약정 폐기에 따른 비용을 지불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버라이즌은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겠지만 AT&T로서는 타격이 클 수 있다.
버라이즌 아이폰은 세계 각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버라이즌 아이폰이 잘 팔리면 팔릴수록 다른 스마트폰 업체에 커다란 압박이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에 대해 산자이 자 모토로라 모빌리티 CEO는 "버라이즌 아이폰이 1분기에 모토로라의 손실을 확대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4G망에서 작동하는 스마트폰에 집중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HTC도 "우리 제품에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에 있는 콘코드증권의 애널리스트 구오 밍 지는 "중국에 있는 아이폰 제조업체가 1분기에만 총 710만대의 CDMA 아이폰을 선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중 얼마나 버라이즌 외에 중국이나 인도 등의 CDMA 사업자에게 공급될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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