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구제역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열린 7일 국회 농식품위에서 여야가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정부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질타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상황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터져나왔다.
민주당 정범구 의원은 "우리가 구제역을 가지고 지난해 12월 22일 상임위를 개최했는데 당시 3개 시도 22만두 살처분 대상이었던 것이 보름 지난 오늘, 8개 시도 107만두가 살처분 대상이다. 보름 사이 5배나 증가한 것"이라며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당시 상임위에서 여러 의원들이 의심 신고가 들어온 지역만 아니라 전국으로 방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고, 장관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상당수의 의원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3일 신년사에서 구제역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던 것을 문제 삼았다.
류근찬 자유선진당 의원은 "지금 구제역 발생 40일 만에 이명박 대통령이 주제하는 긴급 장관 회의가 열렸다"면서 "'긴급'이라는 말을 썼는데 이는 만시지탄 장관 회의로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류 의원은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국민을 안심시키는 이야기나 정부가 구제역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어야 했다"며 "장관이 대통령을 잘 보필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쓴 소리를 했다.
정범구 의원 역시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를 발표할 때 이미 6개 시도 60여만두의 가축이 살처분 되고 있었는데 구제역에 대한 말이 한 마디도 없었다"면서 "농림부가 상황을 적당히 마사지해 대통령이 상황의 위급성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고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은 "그렇지 않다. 대통령도 상황의 위급성을 회의마다 강조했고, 지난해 업무보고를 다른 부처는 다 받았지만 농식품부에는 직접 방문, 상황실을 들러 격려했다"고 반박했다.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 역시 "국가적 재난을 맞아 여야 구분 없이 가야 한다"면서 "지금 지자체장이 민주당 출신이 많다. 만약 이명박 정부에서 고의적으로 방역을 잘못했다면 지역에서 그것을 실행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분노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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