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U+가 '페이스북'과 손을 잡고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6개월동안 데이터 통화료를 무료로 해주고, 댓글이 등록되면 문자메시지(SMS)로 자동 통보해주겠다는 것이다. 또 페이스북 앱이 스마트폰에 기본탑재 되도록 돕기로 했다.
잘 아는 것처럼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5억 명을 넘어설 정도로 대표적인 SNS 서비스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 뿐 아니라 모바일 공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통신회사들의 '페이스북' 사랑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회사 차원에서 제휴하진 않았지만, KT는 '페이스북'의 오픈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이용해 스마트폰 뿐 아니라 일반폰에서도 쓸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 지난 6월 오픈했다.
어찌보면 당연한 추세다. 기술이 발전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연결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젠 '전화로 말한다'는 통신은 '개인간 커뮤니티를 만드는' SNS의 수단에 불과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SNS 같은 서비스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가진 회사가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같은 맥락이다.
한마디로 SNS가 통신을 잡아먹는 세상이 된 셈이다.
이번에 LG U+가 '페이스북'과 제휴한 것도 통신을 버리고 서비스 회사로 가겠다는 의미를 내포한 행보일 것이다. 가입자 896만명으로 3위 업체인 LG U+ 입장에선 이런 열세를 극복할 파트너로 서비스 회사의 대표주자격인 '페이스북'과 손잡은 것이다.
인터넷 업계에선 '페이스북'이 뉴스와 상거래 등을 붙여가면서 네이버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플랫폼이 될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이런 추세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안한 것만은 아니다. 국내 대표적인 통신회사들이 글로벌 서비스플랫폼 회사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하는 건 아닌가 하는 염려도 든다.
애플이 KT와 제휴했을 때나, 구글이 SK텔레콤과 협력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국내 가입자 기반을 지배적인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고스란히 내주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 시대의 승자는 누가 에코시스템을 만드느냐, 그 안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사업자와의 협력 자체를 두려워하거나 꺼릴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를 한번 가정해보자. 애플이나 구글, 페이스북이 국내 서비스 회사들이 개발한 서비스들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거부한다면? 강력한 플랫폼 제공자로서 플랫폼간 이동을 제한한다면?
생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글로벌 서비스플랫폼 회사들이 과금, 검색, 콘텐츠 이용 유형이나 시간 등의 정보를 독점해 이용자간 접점을 장악할 경우 국내 ICT 산업의 근간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정 자체가 먼 얘기가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안드로이드폰에서 네이버·다음 같은 토종 검색엔진의 기본탑재가 배제되면서 비슷한 걱정을 해 본 경험도 있다.
우리 정부가 서비스플랫폼 경쟁시대에 '플랫폼 중립성'같은 경쟁정책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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