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사와 케이블TV업계간 갈등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제도 개선 없는 협상 재개'를 주장하자 이번엔 케이블 업계가 '지상파 방송 동시재전송 중단'이란 초강수로 맞대응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 쪽에서 무료 재송신을 전제로 한 대안을 내놓지 않는 한 1천500만 케이블TV 가입자들이 지상파파 방송을 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93개 회원사 전원 찬성으로 의결
전국 93개 SO(종합유선방송사) 회원사를 두고 있는 한국케이블TV방송사 SO협의회(회장 이화동)는 13일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지상파 방송 동시재전송 중단'의 건을 회원사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단 구체적 시기 및 범위, 방법, 절차 등은 'KBS2, MBC, SBS 동시재전송 중단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에 권한을 위임했다.
협의회는 이어 'KBS2, MBC, SBS의 지상파 방송 동시재전송 중단 강요에 대한 결의문'을 채택하고 ▲ 지상파방송사의 케이블TV 재전송 중단 강요 강력 규탄 ▲ 방송영상산업 붕괴시키는 지상파방송 유료화 결사 반대 ▲ 지상파 3사의 케이블TV 중단 강요 철회 없을 시, 재전송 중단 불사 등 이에 대한 공동행동을 결의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동반자적 관계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케이블TV 방송사업자를 범법자로 몰아가면서 동시재전송 중단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자신들의 지위를 또 다른 유료 방송콘텐츠 사업자에 불과한 것으로 재규정한 것에 다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화동 회장을 비롯해 이상윤 티브로드 대표,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 오규석 씨앤엠 대표 등 18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총회 직후 첫 회의를 열고 향후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더불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산하 PP협의회(회장 서병호)도 오는 14일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지상파 유료화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탈자 없어야" 결의 다지기도
길종섭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우리의 의지와 결의에 따라 케이블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며 "결의도 중요하지만 이탈하거나 낙오자가 없어야 한다"고 회원들의 단합을 강조했다.
이화동 회장도 "우리는 지금 독점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지상파에 떠밀려 벼랑 끝에 있다"며 "당면한 위기 앞에서 SO가 하나로 뭉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의지를 보여줄 때"라고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CJ헬로비전 변동식 대표는 "만약 케이블에서 (지상파의 요구와 법원의 결정에 따라) 지상파 재전송을 중단했을 때 일어날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결국 이 상황을 책임져야 할 사람은 지상파 방송사고 법원과 정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씨앤앰 전무는 "지금 당장 지상파 재전송이 안되면 전국 시청자 중 30%마누 직접 방송 수신이 가능하고 나머지 70%는 불가하게 될 것"이라며 "저는 지금 당장 중단을 제의할 것이며 그리고 지상파에 당장 직접 수신환경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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