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정만원)이 '칠전팔기(七顚八起)'의 노력 끝에 드디어 인도네시아 이동통신 시장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인도네시아는 2억4천만명이 넘는 인구, 국내총생산(GDP) 규모 9천692억 USD(약 1천200조원)를 자랑하는 동남아 최대 시장이다.
SK텔레콤 역시 이같은 성장성을 감안해 인니 시장 진출에 발벗고 나서왔다. 최초 프로젝트명은 "인디고".
하지만 2004년 말 3위 이동통신업체인 엑셀컴(Excelcom) 인수에 실패한 데 이어, 2005년 초에는 인도네시아 2위 이동통신업체인 인도셋(Indosat) 지분 매입마저 실패했다.
당시 SK텔레콤은 말레이시아의 이동통신업체인 맥시스(Maxis)와 제휴, 인도셋 주주사인 ST텔레미디어의 지분을 매입하려 했지만, ST텔레미디어가 지분 매각대신 텔레콤말레이시아와 공동 운영하기로 하면서 무산됐다.
하지만 5년이 흐른 2010년 5월, SK텔레콤은 드디어 1위 이동통신업체인 텔콤(Telkom)과 손잡게 됐다.
텔콤과 콘텐츠 관련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자동차나 의료 등 4개 분야에서 산업생산성증대(IPE) 사업을 함께 추진키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제휴는 현지 이동통신업체(MNO) 지분매입에 비해 투자리스크가 적은 방식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통신사업을 직접 하겠다는 게 아니고, 기존 통신사업(MVO)과 인터넷 등 컨버전스 사업을 조합한 형태로 진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텔콤과 함께 만들게 될 디지털콘텐츠유통허브(DCEH )업체에 비즈니스 관련 플랫폼 구축, 서비스 운영, 콘텐츠 소싱 등을 맡을 예정이며, 총 자본금 100B IDR(약 125억) 중 49%를 투자한다.
◆인도네시아 발담그기 성공...장기적으론 직접진출 가능성도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SK텔레콤이 직접 통신사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처음 시작은 국내에서 성공한 음원 등 디지털콘텐츠나 IPE의 서비스 모델이나 플랫폼을 수출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금지했던 통신사에 대한 해외 투자를 다시 허용하는 순간 SK텔레콤의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통신업계 해외진출 전문가는 "인도네시아 상위 10%에서 올릴 수 있는 매출이 우리나라 전체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SK텔레콤은 일단 성공한 멜론이나 자동차 원격제어 기술 등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적용하면서 발을 담근 뒤 중장기적으로는 현지 통신사 지분투자 등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 분야 IPE 기대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도네시아 경기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9년 4.5%에 달하는 성장률 달성은 강력한 내수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분야의 경우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도네시아를 '아시아 자동차 생산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자동차 부품 산업에 대해 조세혜택을 주기로 지난 3월 발표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 MWC)'에 대규모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자동차원격제어(MIV, Mobile In Vehicle)를 유럽에 처음 소개한 바 있다.
MIV란 휴대폰을 이용해 자동차의 각종 기능을 원격 진단하고 제어하는 기술로, 차량 도난방지는 물론 긴급구조 통신과 자동차 원격검침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MIV기반 모바일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올 하반기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텔콤과 자동차를 비롯한 의료, 교육, 기업용솔루션 등 컨버전스 분야에서 제휴해 자동차 원격제어 솔루션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강은성 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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