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화부)가 12일 내놓은 게임 과몰입 대책은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을 관리하고, 성인의 게임 이용 시간을 어느 정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골자이다.
예를 들어 ▲일부 온라인게임의 청소년 대상 심야시간(00시~08시) 접속 제한 ▲피로도시스템 도입 확대 ▲청소년에 대한 선택적 셧다운제 도입 확대 ▲주기적인 이용자 본인확인 등이 그것이다.
일부 방안들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이미 기존에 시행하던 제도들이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어쨌거나 업체들이 사용자들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메이플스토리'(전체이용가)와 '마비노기'(12세이상 이용가), '바람의 나라' 등 넥슨이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게임 3개는 밤 12시부터 다음 날 아침8시까지 청소년 이용자 접속을 일괄적으로 차단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등은 게임 이용자 중 대부분이 초등학생, 중고생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게임이용시간이 아닌 심야시간대에 게임 이용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문화부 관계자는 "청소년 수면권 보호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 셧다운 대상은 성인 이용자가 아닌 청소년 이용자로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문화부 유병한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내부 테스트를 거치는 데 시간이 걸려 심야 접속 차단은 이르면 오는 9월부터나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로도시스템을 도입한 게임은 기존 4개에서 연내 19개로 확대된다.
이미 피로도시스템을 도입한 게임은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영웅전, 드래곤네스트(이상 넥슨, 괄호 안은 유통사), 그리고 C9(이상 NHN한게임)이다.
연내 피로도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인 게임들은 아이온, 리니지 시리즈(이상 엔씨소프트) 드래곤볼온라인, 프리우스 온라인(이상 CJ인터넷), 아틀란티카, R2(이상 NHN한게임), 에이카온라인, 헬게이트 런던(이상 한빛소프트), 창천, 미르의 전설(이상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열혈강호, 영웅온라인(이상 엠게임), 뮤블루(이상 웹젠) 등 15개다.
부모 등 친권자가 원할 경우, 원하는 시간 외에는 청소년 자녀가 게임을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선택적 셧다운제 역시 현재 77개 게임에서 100개 이상으로 연내 확대 도입될 전망이다.
주민번호별로 게임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포털 구축과 주기적으로 본인 확인을 실시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유병한 실장은 "공인인증서, 신용카드, 휴대폰 등으로 본인인증을 실시해 주민번호 도용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라며 "얼마나 정기적으로 할지는 게임산업협회와 협의해 봐야겠지만 주기적으로 체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연내에 피로도시스템 및 선택적 셧다운제 도입 확대가 결정된 게임 이외에 얼마나 이러한 조치들이 다른 게임들로 추가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문화부는 게임사가 개별 게임에 적용한 과몰입 예방 조치(피로도 시스템, 청소년 심야 접속 제한 등)를 취해 문화부에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게임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따라서 RPG 장르를 개발중이거나 개발 예정인 게임사의 경우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병한 실장은 "규제 일변도로 비춰질 수 있지만, 일방적 규제라기보다는 게임업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가기 위한 안전장치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유 실장은 또 "게임사들의 손실도 일부 있을 수 있겠지만 업계가 사회적 책임을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니 만큼, 정부는 게임의 순기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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