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예상을 깨고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 경매 일정을 4월로 당기면서 한국 업체들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글로벌 4G(세대) 통신 시장에서 와이브로의 위치가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인도의 주파수 경매는 8월에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하지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인도를 방문한 이후 4월26일로 전격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파수 할당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와이브로와 경쟁하는 LTE 진영의 표준 및 상용제품 개발 시간때문이다.
2012년 말이 돼야 4G 상용장비로 공급될 전망이었던 'LTE-Advanced(LTE Release10 & Beyond)'가 2011년이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현재 상용 제품 개발에서 앞서고 있는 와이브로와의 시간 격차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와이브로가 글로벌 시장에서 세를 굳히려면 올해와 내년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세계 2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와 브라질 시장에서의 승패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구 12억 명에 달하는 인도 시장이 드디어 열리는 것이다.
◆인도 시장, 성장 잠재력 엄청나
인도는 전세계 인구의 5분의 1에 달하는 12억 명이 살지만 통신 보급률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이동전화 가입자는 4억3천만 명(보급률 34%)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초고속인터넷 이용자는 700만 명(보급율 0.5%)에 불과하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다른 나라들에 비해선 성장성이 상당히 큰 편인 셈이다. 특히 초고속인터넷은 인터넷 사용자수에 비해 회선 보급률이 낮아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 정부가 4월 와이브로 주파수(2.3㎓)를 할당하면서 전국 브로드밴드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인도는 당초 국방부가 사용중인 3G대역(2.1㎓) 반납(2010년 8월) 이슈 때문에 한 때 2.1㎓와 함께 2.3㎓에서도 8월 할당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이 만모한 싱 인도 수상과 만나고 2월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토마스 인도 통신부(DOT) 장관을 만나면서 조기할당으로 급선회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최시중 위원장이 인도 장관을 만난 지 며칠 만에 인도수상이 관계부처 장관들을 불러 주파수 할당을 빨리 하라, 매일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을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인도를 방문해 인도총리와 양국간 'IT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달 19일 인도 뉴델리에서 토마스 인도 통신부(DOT) 장관을 만나 와이브로 주파수 조기 할당과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인도 와이브로 시장, 국내의 80배?
인도 와이브로 시장 규모는 사업자당 5년간 약 4만식의 기지국이 소요될 전망이다. KT나 SK텔레콤이 각각 1천식 정도로 기지국을 깐 것과 비교하면, 40배가 넘는다. 이번 2.3㎓ 경매때 2개 이상 사업자가 나올 것을 감안하면 80배 이상은 되는 셈이다.
특히 통신사들에게 망구축 의무를 강화한 인도정부의 주파수할당 정책 덕분에 올해부터 2012년까지 집중적으로 망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와이맥스 포럼에 따르면 2012년까지 인도의 와이맥스 시장 규모는 단말을 포함 13빌리언 달러에 달하고, 인도 가입자수는 전세계 와이맥스 사용자의 20%에 달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인도 정부가 주파수를 조기에 할당하기로 한 만큼, 우리나라 와이브로 업체의 앞선 기술력과 축적된 경험이 인도의 국가 통신 선진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향후 1~2년 사이에 벌어질 와이브로와 LTE간 차세대 이동통신 주도권 경쟁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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