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는 2009년에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핵심 소프트웨어인 오피스 프로그램과 윈도 제품이 판매량 감소로 홍역을 앓았으며, 경기 불황까지 겹쳐 허리띠를 조여가며 비용 절감에 나서야 했다.
특히 올해부터 클라우드 컴퓨팅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여 패키지 소프트웨어 업체의 매출 파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MS가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인포메이션위크는 MS가 이런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인포메이션위크가 제시한 '2010년 MS가 꼭 해야할 7가지 과제'다.
1. 윈도 가격 인하
윈도는 넷북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우분투와 같은 리눅스 운영체제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어 이에 맞게 가격을 인하할 필요가 있다. 윈도 노트북 PC보다 우분투 노트북 PC가 훨씬 저렴해 고객들로부터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PC 제조사는 저렴한 제품을 원하는 고객 때문에 윈도보다 리눅스를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
올 하반기에는 구글의 PC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나 크롬 OS가 출시된다. 넷북 제조사들은 무료이면서 웹 서비스에 최적화된 이들 OS를 더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윈도의 입지는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윈도 제품의 가격을 절반 이상 인하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2. 과거는 잊어라! 무료 오피스 시대
MS는 오피스를 팔아서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기대를 하기 힘들 것 같다. 개인용 오피스 프로그램을 20달러 이상 가격으로 판매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무료 오피스 시대가 본격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MS도 이런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웹 기반의 무료 오피스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하지만 여전히 데스크톱 버전은 80달러를 웃돈다. 이런 가격 정책이 자기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인포메이션위크의 분석이다.
무료로 제공 중인 IBM의 로터스 심포니로도 충분히 MS 오피스 제품을 대신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 변화로 MS의 개인용 오피스 판매량은 지난 분기에 34% 줄어 들었다. 거의 매분기마다 두 자리수의 감소추세를 기록 중이다.
법인용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구글이 클라우드 기반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면서 MS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LA와 워싱턴 등의 주요 도시가 오피스 프로그램을 구글 앱스로 채택한 것도 이러한 시장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3. 서비스로 승부하라
소프트웨어 판매 마진이 하락하면서 더 이상 높은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는 기업 인수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하드웨어 제조업체인 델과 제록스는 성장세 둔화에 봉착하면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최근 기술 서비스 업체를 인수해 서비스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IBM은 이미 수년 전에 아웃소싱 분야에 집중 투자를 해 여기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원을 찾은 상황이다. HP도 2008년에 139억 달러에 EDS를 인수하는 등 서비스 분야로의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서비스 부문은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일회성 판매로 끝나는 제품 판매 시장과 달리 유지보수와 관련한 수입이 지속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MS도 관련 전문 업체를 인수해 서비스 분야에 진출하는 것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4. MP3P '준'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MS는 실패한 시장에 대해 미련을 버려야 한다. 그 좋은 예가 애플 아이팟과 MS 준(Zune)이 경합을 벌이는 MP3 시장이다. MS는 많은 마케팅 비용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MP3 시장에서 전혀 자리를 잡지 못했다.
준의 시장 점유율은 애플 아이팟과 비교할 때 거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MS는 준의 실패를 인정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이제 포기해야 한다는 것.
5. 야후를 인수해라
MS는 검색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야후를 인수할 필요가 있다. 두 회사 제휴 관계로는 2% 부족하다. MS는 빙 검색 엔진 출시 이후 미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으나 해외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여전히 3.26%에 불과하다.
이러한 결과는 빙의 내공 부족보다 구글의 검색시장 장악력(85%) 때문이다. 인터넷 이용자의 의식에는 '검색하면 구글'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다행히 야후는 인터넷 포털 분야에서 여전히 강자로 인식되고 있다. 콘텐츠도 풍부하다.
MS가 야후를 인수할 경우 이러한 장점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제휴 관계로는 단기간내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분석이다. 야후와 수익을 분배하기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검색률이 늘어나도 매출 증가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야후의 주가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그냥 인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6. 선장을 바꿔라
선장 교체 요구도 나왔다. 새로운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은 피의 수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7. 시장 룰 바꿀 혁신 제품 내놔야
시장의 룰을 바꿀 수 있을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MS가 10년전에 엑스박스를 출시해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던 것처럼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애플은 태블릿 PC를 준비 중이고, 구글은 안드로이드폰으로 시장의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MS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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