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800㎒·900㎒대 주파수와 2.1㎓ 주파수를 늦어도 내년 1월까지 할당하기로 한 가운데, 우량 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한 이동통신 업계의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전파법 개정안 처리 연내 무산 등으로 이번 주파수 할당은 경매가 아닌 대가할당 방식으로 이뤄져 가격에 대한 예측가능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어떤 주파수를 택할 지와 함께 방송통신위가 어떤 할당 조건을 붙일 지, 용도를 어떻게 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방송통신위가 이번 주파수 용도를 4G가 아닌 '3G이상'으로 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2.1㎓와 2.3㎓ 등 2㎓ 대 주파수의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와이브로-LTE 주파수, 2㎓대 많아
지금까지는 800㎒·900㎒대 주파수가 소위 '황금주파수'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3G 장비가격이 떨어지고 3세대(G)에서 4세대(G) 통신으로의 전환이 주파수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를 갖게 되면서,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와 LTE어드밴스드(Advanced) 등 4G에서 글로벌 로밍에 유리한 2㎓대 주파수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이병기 방송통신위원은 "장비 가격 하락으로 800㎒ 등 저주파수가 황금주파수라는 공식은 깨졌다"면서 "와이브로의 경우 국제공용주파수인 2.5㎓가 글로벌 로밍에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와이브로의 경우 2.5㎓는 17개 국가 정도에서 쓰는데, 일본이나 미국과 로밍하는 데 유리하고, 2.3㎓는 13개 국가 정도인데 아태 국가 로밍에서 유리하다.
2010년, 2011년 LTE상용서비스를 준비중인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 통신회사의 주파수 대역 역시 2㎓ 대가 많다.
미국의 버라이즌과 AT&T는 700㎒를, 일본의 KDDI는 1.5㎓와 800㎒에서 준비중이나, 텔레소네라(2.6㎓), 오렌지(2.6㎓), 보다폰(2.6㎓, 800㎒), 차이나모바일(2.3㎓)이고 특히 KT의 2대주주인 도코모도 2.1㎓와 1.5㎓에서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4G 전환 예상하면, 2㎓대 주파수 강점이에따라 LG텔레콤은 800㎒, KT는 900㎒, SK텔레콤은 2.1㎓ 등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됐던 업계 구도도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방통위가 이번 주파수 할당에서 용도를 '3G이상'으로 하면 4G로의 전환 전략이 매우 중요하게 된다"면서 "800㎒는 더이상 황금주파수가 아니며, 글로벌 로밍에서 유리한 2㎓대 주파수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합병LG텔레콤 CEO로 내정된 이상철 대표이사 부회장도 800㎒ 효용에 대해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방송통신위가 용도는 3G이상으로 하지만, 와이브로 등 통신망 투자 실적을 중요하게 보면서 할당 조건이 까다로와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방송통신위는 이번 주파수 할당에서 와이브로 용도인 2.5㎓ 할당은 일단 제외하고, 신규사업자(MNO) 설립이 가시화됐을 때 할당 공고를 낼 예정이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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