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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심대평의 '닮은꼴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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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성', 충청 독자세력 '모색'…정치 명운 건 두 사람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심대평 전 대표가 나란히 '정치시험대'에 나란히 올랐다.

박 대표는 10월 경남 양산 재선 출마를 통한 원내 재입성을, 최근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심대평 전 대표는 충청 지분을 통한 독자 정치세력화 모색에 나서는 등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박 대표와 심 전 대표는 각각 38년생과 41년생으로 나이도 엇비슷하고 서울대 출신인 점도 같다. 하지만 정치 시작점과 행보는 다르다.

남해 출신 박 대표는 13회 고등고시를 합격한 뒤 제 13,14,15,16,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이다. 충남 출신인 심 전 대표는 국무총리실에 이어 관선 충남도지사와 3차례 걸친 민선 충남도지사를 지냈다. 또 지난 17대 국회에서 재보선을 통해 입성했지만 정치인보다는 행정가에 가깝다.

이처럼 박 대표와 심 전 대표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사실상 그들의 정치 가도에 '마지막 승부수'를 나란히 던진 동반자인 셈이다.

박 대표의 10월 재보선 출마는 궁극적으로 18대 하반기 국회의장직에 맞춰져 있다. 여당이 참패했던 지난 4월 재보선 불출마 이후 박 대표의 경남 양산 출마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4월 재보선 참패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에 이어 벌어진 여당내 '쇄신파동',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등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이들 일련의 사건은 박 대표의 10월 재보선 환경을 어렵게 만들었고, 현재로선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게다가 당장 양산 공천 경쟁이 최대 걸림돌이다. 지난 17대 자신의 지역구를 탈환하기 위한 김양수 전 의원의 기세가 만만치 않을 뿐더러 여론조사에서 서로 1,2위를 다투고 있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양산이 여당에 유리한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지지 기반이 김 전 의원에 비해 다소 옅은 데다 7일 당대표까지 사퇴하면서 '당 대표 프리미엄도' 상실한 터다. 따라서 첫 관문인 당 공천을 통과해야 국회의장에 한 발음 더 다가갈 수 있지만 현재로선 김 전 의원과 박빙의 공천 대결을 벌여야 하는 입장이어서 박 대표의 '마지막 승부'까지는 갈 길이 멀다.

심 전 대표의 앞길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지난달 30일 심 전 대표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를 정면으로 겨냥 "아집과 독선적인 당 운영"이라며 비수를 던지고 탈당했다.

심 전 대표의 결정적 탈당 배경은 이 총재의 '심대평 총리 카드' 반대에 있다. 하지만 더 들여다 보면 이 총재와 심 전 대표 사이에 쌓였던 갈등이 '총리 지명'을 계기로 터져나온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총재와 선진당에 치명상을 안겨주며 탈당했던 심 전 대표도 상처를 입긴 마찬가지다. 정운찬 전 총장이 총리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심 전 대표의 '총리의 꿈'은 물거품이 됐고, 특히 충청 지분이 '선진당-심대평-정운찬' 등으로 분화되고 말았다. 그만큼 심 전 대표의 충청 지분이 축소된 것이다.

선진당 역시 심 전 대표의 탈당과 교섭단체 탈퇴로 인해 교섭단체 지위를 잃었다. 여야간 대척점 사이에서 누렸던 '중간지대' 역할도 일단 접어야 한다. 하지만 교섭단체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영입 움직임이 분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여지는 남아 있다.

연일 선진당의 '당 복귀' 제안에 심 전 대표는 "충청민에 대한 립서비스"라며 일축하는 등 이제는 서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결국 심 전 대표로서는 새로운 정치세력 모색에 나설 수 밖에 없고 정치세력화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수 밖에 없다.

심 전 대표도 독자 세력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은 반성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그런 연후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지역을 위해, 국가를 위해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생각이 정리가 되면 제 모든 것을 바쳐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세종시법 문제와 관련, "제가 풀어가는 데 중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세종시 이슈를 중심으로 신당창당 등 '독자세력화'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심 전 대표 탈당 이후 공주시장은 물론 연기군수, 계룡시장 등 선진당 소속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대거 탈당하면서 선진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충청지역 국회의원들의 추가 탈당 조짐을 나타나지 않고 있어 심 전 대표는 는 등 자신의 정치세력을 다질 수 있는 밑거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갑작스런 정운찬의 등장은 심 전 대표의 입지를 더욱 위축시켜 '심대평 신당'은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0월 재보선을 기점으로 박 대표와 심 전 대표의 정치적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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