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분기 예산 중 10~12조원을 3분기로 앞당겨 집행할 계획이다. 상반기에 집중적인 재정 조기 집행으로 하반기 재정의 역할이 급격히 줄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년도 예산 역시 경기 상황에 따라 조기 집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반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1% 내외로 예상했다. 연간 성장률 -1.5%를 이루는 데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3일 오전 28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정부는 국내외 경제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는 공감대 속에서도 대내외 불확실성을 경계하고 있다. 선진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좋아지는 등 하반기에도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의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유가 상승 등 하방 위험 요인도 남아있다고 했다.
국내 경기도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광공업 생산이 10개월만에 전년동월비 증가세를(0.7%) 보이고, 서비스업에서도 전년동월비 증가세가(0.8%) 지속되는 등 산업 전반의 활력이 살아나고 있다고 봤다.
7월 들어 신차 구입에 따른 세제 혜택이 종료되고, 재정 여력이 줄어 소비와 투자가 다소 축소됐지만, 기저효과가 반영된 만큼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소비재판매 -1.6%, 설비투자 -11.6%, 건설기성 -8.9%)
교역 조건이나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있으며,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와 자본재수입액도 호전되고 있어 향후 전망은 어둡지 않다고 했다.
하루 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급한 것처럼 연간 경상수지 흑자폭도 당초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세계 경기와 내수 회복 등으로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수입 수요가 늘어 하반기 흑자 규모는 상반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추가경정예산을 들여 만들어 낸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고용 시장의 숨통을 텄지만, 민간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정부는 이 같은 경기 인식에 따라 하반기 중 예산 일부를 당겨 집행할 계획이다. 4분기 예산에서 10~12조원을 3분기에 앞당겨 집행하면서 재정 여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을 막겠다고 했다.
불확실성이 큰 내년 상반기의 경기 상황에 대응해 내년도 예산도 조기집행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가을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바로 예산을 배정해 12월부터 집행하고, 긴급 입찰의 선금 지급을 늘리는 등 경기 부양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민간이 자생력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공기업 투자를 늘려 완충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금년에 계획한 59조원 규모의 투자가 계획대로 이뤄지도록 투자 실적을 매월 점검, 독려하고, 내년도 투자분 일부도 연말로 당겨 집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송배전 설비확충(4천800억원), 발전소 건설 및 유지보수(3천970억원), 고속도로 조기 착공(3천억원), 고속철도 건설(2천350억원) 등 1.7조원 규모의 사업이 연내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1월에는 '공기업 투자보고대회'를 열어 내년도 투자 계획을 조기에 확정하고, 신속한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외에도 설비투자펀드, 수출금융확대, 주택 추가공급 등 경제활성화 및 투자촉진을 위한 기존 대책들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박연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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