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서 10월 재보선 경남 양산 박희태 대표 공천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친朴계가 박 대표 공천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특히 이는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의 10월 재보선 직·간접 지원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先 대표직 사퇴, 後 공천심사'를 주장하는 친李계에는 적잖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박 대표의 직접적인 선거지원이 없더라도 양산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는 친박계 유재명 전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과 친박연대 측이 한나라당 지지표를 분산시킬 수 있어 양산 필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친이계의 입장에서 친박계의 지원은 절실한 상황이다.
26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친박계 최구식 의원은 자유토론을 통해 "10월 재보선과 관련해 당선만이 기준이라는 말도 있고 의리 없는 사람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는 말도 있다"며 "과반에서 21석이 넘은 168석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의 본질이 의석수인가"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박 대표는 체질에 안 맞는 야당 10년을 성실히 투쟁했고 대선 때에는 이명박 캠프 핵심으로 활약했으나 낙천했다"며 "대표 자리로 공천 빚을 갚은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지난 1년 여 한나라당 대표직은 고달픈 자리였지, 누리는 자리였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뭐래도 계파 간 갈등을 수습하고 당의 안정을 이룩한 것은 박 대표의 공이라면서 "양산 선거는 박희태만의 선거도 아니고 양산만의 선거도 아니고 우리 당과 정권과 나라의 선거"라며 "물론 박희태로는 부족하지만 박희태마저 없으면 (계파 간 정면충돌은)누가 막을 것인가"라고 직설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 박 대표가 당선가능성이 없다면 다시 생각해야겠지만 다행히도 당선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옳고도 이로운 일 뿐 아니라 가능하기까지 한 일을 안 하면 무슨 일을 하겠는가"라고 박 대표 공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스스로 겪었던 공천탈락의 아픔을 고백하면서 "낙천은 버림받는 일로 참으로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박 대표가 인생을 정리하는 마당에서 자신이 대표인 당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듣고 보며 얼마나 고통스럽고 치욕스러울 지 짐작한다"고 박 대표의 마음을 헤아렸다.
최 의원의 이 같은 발언과 관련, 한 친박계 초선의원도 기자와 통화에서 "박 대표가 리더형도 아니고 관리형으로 대표직을 맡아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 좀 도와줘야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 모이고 있다"며 친박계의 박 대표 지원 분위기를 뒷받침해줬다.
한편,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친李계 장광근 사무총장은 여전히 박 대표의 공천가능성을 두고 "당선가능성을 중심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확답을 주지 않고 있어, 향후 박 대표의 공천 여부에 따라 친이-친박 간 갈등이 다시 표면화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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