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적인 분산 서비스 거부, 이른바 디도스(DDos) 공격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국정원이 제기한 북한이나 북한 관련 단체 추정설을 민주당이 비판하면서 테러방지법 제정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주목된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지금 우리나라와 미국의 주요 기관 사이트가 디도스의 공격을 받았는데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어디에서 공격하는지 오리무중"이라면서 "수사당국은 조사에 착수했지만, 아직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런데 국정원은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북한이나 북한 관련 단체의 추정설을 제기해 '사이버북풍'의 우려가 든다"면서 "혹 여기에 사이버 테러 방지법 제정을 촉진하기 위한 음모나 다른 검은 의도가 숨어 있다면 민주당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박영선 의원은 "국정원 담당 국장은 국방부가 발표한 사이버스톰 훈련 참여에 북한이 '도발'이라고 했고, 지난 6월27일에도 조평통 대변인 담화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을 근거 삼았다"면서 "국정원은 해킹당한 사이트들이 거의 보수 지향이어서 북한 관련 세력으로 추정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8일부터 국정원에서 이번 사이버 테러를 언급하면서 테러방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정확한 원인도 없이 연결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정부가 최진실 씨 죽음 이후 사이버 모욕죄 도입을 의도적으로 홍보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테러방지기본법은 개인의 금융거래 내역을 국정원이 영장 없이 볼 수 있고, 테러가 일어나면 국군 이동 상황을 국정원장이 보고 받으며, 테러 상황은 모든 지휘권이 국정원장에게 가게 돼 있는 등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된다"며 "더욱이 이 법은 정부부처간 협조가 필요한데도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이 의원 입법으로 발의해 정부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디도스 테러에 대해 국정원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아직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언론을 통해 북한 또는 북한 추종 세력이라는 국정원의 의견이 전달되는 것 또한 위험하고 세련되지 못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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