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이 IBM 대신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의 품에 안겨 관련 업계를 놀라게 했다.
IBM은 최근까지도 썬과 합병 협상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비록 IBM이 최근 협상 종료를 선언하긴 했지만 이렇게 단기간 내에 다른 업체의 품에 안길 것이라고 상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일단 썬이 오라클 쪽으로 기운 데는 자신들의 핵심 무기 중 하나인 자바를 좀 더 잘 활용할 수 잇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썬과 오라클는 이미 오래전부터 끈끈한 관계였다. 1990년대 후반 두 회사 선봉장인 스캇 맥닐리 썬 회장과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항하기 위해 반MS 동맹을 결성해 함께 활약하기도 했다.
썬은 이러한 공감대 속에 자사의 핵심 경쟁력인 자바와 블랙박스 프로젝트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업체가 오라클이라는 판단에 따라 최종 구매 업체를 오라클을 선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라클의 인수로 자바는 오라클 개발자들에게 의해 DB 영역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으며, 기존에 진행해왔던 수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와 중요한 표준화 단체 활동이 모두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스캇 맥닐리 회장이 관심을 두고 추진 중인 모듈러 데이터센터 사업(일명 블랙박스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IBM이라면 사업 자체가 사라질 수밖에 없지만, 오라클이라면 모두 계승될 수 있다.
모듈러 데이타센터 사업은 콘테이너형 데이터센터 판매 사업으로, 지난해 말부터 제조, 의료, 통신 분야를 겨냥해 전세계적으로 확대 판매되고 있다.
물론, IBM과 인수 협상시 거론됐던 반독점법 위반을 피해갈 수 있다는 점도 오라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그동안 썬과 IBM이 합병할 경우 양사가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점유율 때문에 기업용 서버 시장에서 반독점법에 저촉될 것이란 지적이 계속 제기돼왔다.
한편, 오라클의 썬 인수 발표 이후 썬의 주가는 전일 대비 36.77% 급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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