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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을 비켜가는 호인, 김영만 회장의 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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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게이트: 런던'을 개발한 美 플래그십스튜디오가 파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대박'과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하는 김영만 한빛 회장의 '불운'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김영만 회장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의 국내 유통으로 성공했고 '팡야'를 통해 한빛을 온라인게임 배급사로 전환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업계 7위권 내에 드는 기업을 경영해 왔으나, 블리자드와의 파트너십이 파국에 이르고 네오플과 결과적으로 악연을 맺는 등 주요 고비마다 '대박'의 문턱에서 미끄러진 사례가 적지 않다.

'그라나도 에스파다' '탄트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이어 '헬게이트: 런던'까지 결국 '대박'과 연을 맺지 못해 '행운' '성공'보단 '불운'과 '아쉬움'이 기업 경영 인생에서 더 크게 각인될 상황이 됐다.

김회장의 첫 번째 불운은 '워크래프트3'를 국내에 유통했던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에 이어 또 한차례 대박을 꿈꿨으나 '워크래프트3'의 국내판매 누적개수는 40만장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회장은 "당시 우리 나라가 월드컵 4강에 진출하며 온통 이슈가 그 쪽으로 몰릴 때였다"며 "월드컵 돌풍만 아니었어도 좀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김회장과 한빛이 블리자드와 맺은 '워3' 유통계약은 미니멈 개런티 200만장 보장. 당연히 크게 손해를 본 김회장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국내 서비스 판권 획득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동안 블리자드와 함께 해온 '의리', 같은 직장에서 몸 담았던 한정원 블리자드 코리아 대표와의 '인연'에 기대를 걸었으나 결과는 블리자드의 직접 배급.

돌이켜 보면 '워3'의 경우, '스타크래프트'에 익숙했던 한국의 유저들에게 이질감을 줬던 것이 흥행의 걸림돌이었다. 세계 시장에서 빅히트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한국 게이머들의 토착 정서가 '불운'으로 작용한 셈.

블리자드와의 문제는 "파트너십은 파트너십,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는 대전제를 감안하면 김 회장이 다소 '나이브'했던 것이 아니냐는 것이 중평이다.

김회장의 불운은 최근 넥슨에 매각돼 화제를 모은 네오플의 허 민 대표와의 사이에서 절정에 이른다.

지난 2005년, 최초의 온라인 야구게임 '신야구'의 판권을 확보했으나 네오플이 '신야구'보다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에 주력한 것. 네오플은 한빛에 '던전앤파이터'도 함께 서비스 해 줄 것을 요청했고 양사는 이를 심도깊게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

이후 네오플은 '던전앤파이터'의 판권을 삼성전자에 넘기고 개발인력을 '던전앤파이터'에 집중 배치했다.

당초 네오플이 내걸었던 업데이트 계획에는 '마구마구' 등 후발 경쟁게임에 등장하는 카드거래 시스템 등의 주요 콘텐츠가 다 포함돼 있었으나 '신야구'가 개발의 중심에서 벗어나며 이러한 업데이트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신야구'가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당시 한빛과 네오플은 적지 않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와중에 후발주자인 CJ인터넷의 '마구마구'가 야구게임의 '본좌'로 자리잡아 버렸고 허민 대표는 '던전앤파이터'의 성공에 힘입어 2006년 5월, NHN에 지분 60%를 240억원에 매각했다. 그리고 2년후 '던전앤파이터'는 중국 시장에 5천만불이라는 사상 최대 계약금을 받고 진출했고 허 민 대표는 경영권 양도로 또 한 차례 대박을 터뜨렸다.

'라그나로크'를 개발한 김학규 대표를 믿고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고 블리자드와 제휴하며 연을 맺었던 빌 로퍼와 '헬게이트:런던'의 합작에 의욕적인 투자를 했다.

그러나 두 거대 프로젝트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냈고 결국 김회장은 티쓰리에 경영권을 넘기게 됐다.

김 회장과 오래 함께 해온 게임업계 종사자는 "정이 깊고 사람을 잘 챙기는 분이라 많은 이들이 따랐다"며 "여러 차례 고비가 됐던 의사결정 과정에서 조금만 판단을 달리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주요 고비에서 몇 차례 다른 판단을 했다면 한 때 한빛을 통해 게임 패키지를 유통했던 티쓰리에 경영권을 넘기는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네오플을 거액에 인수한 넥슨처럼, 본인이 대형 '빅딜'의 주체가 됐을 수도 있다.

당분간 한빛소프트 회장 직을 유지하며 고문역을 하게 될 김회장은 한 때 친구와 다름없는 친분을 유지했던 빌 로퍼를 다독여 '헬게이트: 런던'과 '미소스'의 개발 판권 문제를 정리하는 '미션'을 안게 될 전망이다.

김기영 한빛대표와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김 회장이 특유의 '인화'로 난관을 잘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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