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은 어디에 초점을 둬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가늠해볼 수 있는 '2008~2012 국가재정운용계획 총괄·총량 분야 공개 토론회'가 23일 오전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열렸다. 같은 날 진행된 연구개발(R&D)·문화 관광 등 분야별 정책 방향을 아우른 자리다.
참석자들은 작은 정부·시장 강화에 대체로 공감했다. 그러나 성장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세제 개편에 대한 의견은 대체로 낮은 국민부담율 유지안으로 수렴됐으나, 감세 대상 분야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발제자 한국개발연구원 고영선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성장 잠재력 둔화, 고용없는 성장, 저출산·고령화 등의 구조적 위기 아래 있다"며 "향후 5년간 재정 운용은 시장 중심의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은 이를 위해 "투자환경 개선과 감세 등 시장 기능 강화로 기업 경쟁력을 높이자"고 했다. 또 "교육 및 연구개발(R&D)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지출의 효율성을 높여 지속성장의 원동력을 마련하자"고 했다. "사전적·예방적 복지 지원 강화와 복지 전달 체계 및 연금 개혁 등 복지 시스템 개선에도 힘쓰자"고 덧붙였다.
이외에 자원·기후·식량 등 전지구적 문제 대응을 위한 재정투자 강화와 적자성 채무 및 잠재적 채무 관리를 통한 재정건전성 유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토론자들은 대체로 시장 기능 강화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성장이냐 물가 안정이냐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복지제도 개선 필요성도 공감을 얻었으나, 수요자들에 대한 혜택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기획재정부 김화동 재정정책국장은 "향후 재정 정책은 국가발전을 뒷받침하면서도 국민부담을 줄이고 재정 건전성도 유지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며 "재정이 경기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재정의 경기 대응 기능을 강화하고, 감세를 통해 시장에 활력을 주겠다"고 했다. "맞춤형 복지 시스템 구축을 통해 복지의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이호승 경제분석과장도 "재정 건전성 유지 노력"을 강조하면서 "대체 에너지·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한 재정투자 강화와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연금·보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 김선빈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정부는 세수가 부진한 가운데 재정 지출 수요가 증가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세수 확보, 재정지출 통제, 정부역량 강화 등을 통해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제 지출 비중을 줄이고, 복지 지출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시장 기능을 활용하자"고 말했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보다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둬야할 때"라고 말했다. "한국 채권 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재정 건전성 유지와 적극적인 정부 IR 등도 모색해 봐야 할 때"라고 했다.
학계에서는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원윤희 교수가 "세입 중 국민부담률은 현재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되 소득세 인하·소비세 강화안은 소득세 비중이 낮은 우리나라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김종일 교수는 "단순히 성장률을 높이는 것보다 계층간 소득격차 해소 등 경제의 구조적 측면 개선이 시급하다"며 "수혜 계층을 명확히 해 집중 지원하는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이번 토론회 논의 내용을 2008~2012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에 반영할 계획이다.
/박연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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