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 재보궐 선거가 한나라당의 참패와 민주당의 승리로 나타나자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번 선거가 치러진 서울 강동구, 인천 서구, 경기도 포천 등은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곳이다.
쇠고기 파동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한 여론이 급속하게 악화되면서 이번 재보궐 선거는 한나라당에 불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투표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조직력이 강한 한나라당은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낮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성적이 확인되자 한나라당사는 무거운 침묵에 휩싸였다.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민심이반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오랜만에 선거 승리에 고무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역대 재보궐 선거 중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로 유지되는 등의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애써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 예상 외 부진에 무거운 침묵만
한나라당은 당초 텃밭이었던 서울 강동구청장, 인천 서구청장, 경기도 포천시장 등 수도권 3곳에서 압승은 아니더라도 승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 외의 부진에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한나라당 상황실에서 결과를 지켜보던 당직자들은 선거 결과를 애써 담담하게 받아들이려 했지만, 쇠고기 문제로 악화된 민심을 확인한 듯 침통한 모습이었다.
상황실에는 강재섭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8시 경 권영세 사무총장만이 잠시 들렀다 갔을 뿐, 상황실을 지키던 10여명의 당직자들도 심각한 표정으로 결과를 지켜보다 하나 둘 자리를 비웠다.
한 당직자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고 앞으로 열심히 하면 된다"고 독려하기도 했지만 가라앉은 분위기를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4일 저녁 서면 논평을 통해 "6.4 재보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고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받들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선거 이후 민심을 더욱 살피면서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민생을 최우선하는 정치를 펼쳐나가겠다"며 "책임 있는 집권당으로서 어려운 지역 경제 현실을 극복해 지역발전을 일궈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오랜만 선거 승리에 희열 속 표정관리
6.4 재보선 선거가 한나라당의 참패와 민주당의 승리로 끝나자 민주당 관계자들은 오랜만에 선거 승리로 들뜬 모습이었다.
민주당의 당직자들은 선거결과를 기다리면서 자체 여론조사 결과 선거 결과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말하기도 했다.
박상천 공동대표와 박영선, 안민석 의원 등이 투표가 끝난 오후 8시 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본부에 나와 당직자를 격려했고, 손학규 대표 역시 9시 반 경 개표상황본부에 나와 당직자와 기쁨을 함께 했다.
손학규 대표는 "어찌 보면 저희가 국민으로부터 과분한 기대를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그러나 이번 재보궐 선거를 통해 국민의 뜻이 얼마나 소중하고 또 무서운지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국민 건강을 외면하고 국민 주권을 가벼이 여기고 서민의 생활을 외면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따끔한 질책"이라며 "이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엄중한 경고지만 우리 야당도 국민을 제대로 섬기라는 준엄한 명령을 받았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또한, 차영 대변인은 "이번 재보선의 민심은 쇠고기 재협상을 반드시 관철하라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결과는 이명박 정권 100일에 대한 총체적 불신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실정과 무능에 대한 국민적 평가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면서 "통합민주당은 오늘의 결과를 바탕으로 쇠고기 불안, 물파폭등, 사교육비 증가 등으로 불거진 성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일·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