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액정표시장치(LCD) 업체들이 2004년 이래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한국의 삼성전자, 일본의 소니 등 주요 LCD 제조업체들은 올 연말까지 패널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설비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LCD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평면TV를 비롯한 주요 전자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감에 따른 것. 지난 2006년 수요 부진으로 연쇄적으로 투자를 축소했던 LCD 제조업체들은 오랜 만에 찾아온 호황을 맞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LPL) 등 주요업체들은 올해 연말까지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LPL은 올해 설비 투자 규모를 지난 해 3배 수준인 3조원 가량으로 늘리기로 했으며 삼성전자 역시 3조7천억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LPL 등 실적 호조
시장 조사회사인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세계 LCD 시장이 14% 성장한 821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서플라이는 이 같은 성장세의 요인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디지털 방송 교체 수요와 베이징 올림픽 특수 등을 꼽았다.
또 다른 시장 조사회사인 디스플레이서치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LCD 관련 장비 매출 규모가 11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07년 매출 규모에 비해 40% 가량 늘어난 것이다.
대만의 시장 조사회사인 윗츠뷰 역시 올해 LCD 회사들의 자본 투자 규모가 15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 86억 달러에 비해 76% 늘어난 규모다.
주요 업체들의 실적 역시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LCD 사업 부문 역시 순익 규모가 전년 같은 기간의 3배 수준인 9천200억원에 이르렀다.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시장의 LCD 패널 수요가 20% 증가한 4억6천500만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LPL은 지난해 4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4조3천220억원의 매출과 8천6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같은 매출과 이익 모두 역대 분기별 최고치다.
이 회사는 또 같은 기간 법인세 차감전 이익(EBITDA)은 1조7천750억원(이익률 41%)으로 전 분기 대비 29%, 전년 동기 대비 218%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7천600억원으로 전 분기 45% 증가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달 중 실적을 발표하는 대만의 AU옵트로닉스와 치메이 옵토일렉트로닉스 등도 기록적인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일부선 과잉투자 우려도
이런 가운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LCD 업체들이 최근의 경기 호조에 힘입어 과잉 투자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윗츠뷰의 헨리 왕 이사는 "2009년 과잉 공급이 예상되지만, 그 시기가 좀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윗츠뷰에 따르면 올들어 32인치 LCD 패널 평균 가격은 330달러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19인치 가격은 148달러에 지난 달에 비해 5달러 가량 하락했다.
이와 함께 침체를 면치 못하는 있는 미국 경기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침체 여파가 LCD TV 수요 형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가 올해 LCD 시장의 향방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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