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운나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 총장이 8일 오후 학교법인 한국정보통신학원 측에 사표를 제출했다.
ICU 관계자는 "8일 오후 서울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 서울사무소에서 개최된 제45회 이사회가 끝난 직후 허 총장이 법인 측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성원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ICU의 자립과 통합 등 미래에 대한 객관적인 논의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총장직을 물러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CU 학생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카이스트(KAIST)와 통합에 찬성하는 가운데 허 총장과 일부 보직교수 등은 재정자립 방안을 주장, 학내 내부적으로 갈등을 빚어 왔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허 총장의 사퇴와 함께 정통부 장관의 ICU 이사장직 수행을 요구해 왔다.
이사회는 허 총장의 사표 제출과 관련, 수리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만큼 총장직무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총장의 사표수리 여부는 임시이사회를 재차 개최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다음 이사회 일정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법인 한국정보통신학원은 이날 허 총장의 사표제출 이전인 오후 1시반 IITA 서울 사무소에서 45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사장 직무대행에 황주명 변호사를 선임했다.
당초 황주명 변호사가 이사장에 선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지만 황 변호사는 직무대행 역할을 맡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 ICU 주변에선 "카이스트와 통합과 자립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며 황 직무대행이 이사장직 수행에 큰 부담감을 느껴 이사장직을 고사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졌다.
황주명 이사장 직무대행은 서울대 법대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대학원 법학과를 각각 졸업한 후 부산지방법원 판사, 서울 민사지방법원 판사, 서울 형사지방법원 판사, 서울 고등법원 판사를 엮임한 후 지난 93년부터 법무법인 충정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이날 이사회는 또한 개각 및 정부 인사이동으로 당연직 이사자리에서 물러난 노준형 전 정통부 장관과 유필계 정통부 전 정보통신정책본부장, 황인철 교육인적자원부 전 대학지원국장 대신 김창곤 한국정보사회진흥원장, 설정선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본부장, 우형식 교육인적자원부 대학지원국장을 새로 선임했다.
최휘영 NHN 대표가 이사직을 사퇴, ICU 이사진은 기존 15명에서 14명으로 줄었다.
이사회는 이와 함께 학교법인측이 상정한 수익용 자산으로 활용중인 대전 화암동 청사 1, 2호관의 매각(안)에 대해 대학 및 법인에서 장기적으로 활용할 계획이 없고, 건물이 노후화돼 건물관리비 및 시설교체비용이 급증할 뿐만 아니라 장기보유에 따른 지가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대덕특구법에 의거, 양도금액이 제한됨), 정보통신연구진흥원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정보통신부 장관을 당연직 이사에서 제외, 당연직 이사를 현행 5명에서 4명으로 변경하는 정관 일부 개정(안)과 중장기 발전방안은 이날 이사회에 상정되지 않아 논의가 유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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