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와 도시바를 중심으로 주도권 경쟁이 한창인 차세대 DVD는 세계 최대 영상·음향기기 전시회 'IFA(Internationale Funk Ausstellung) 2007'에서도 '혼란의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31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된 'IFA 2007'에서 블루레이와 HD DVD 진영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여기에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두 포맷을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 플레이어를 나란히 내놓으면서 혼돈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일단 블루레이 진영은 양적인 공세에 나섰다. 소니, 삼성전자, 파나소닉은 물론 HP, 델 등 PC 제조사들까지 합세해 블루레이 기반의 ▲차세대 DVD 플레이어 ▲홈시어터 ▲게임기 ▲PC용 드라이브 등 다양한 제품들을 내놨다. 이들은 블루레이 공동관까지 구성해 풀HD 디스플레이 및 PC 등을 동원한 영상물 시연과 관련 제품 전시에 나서고 있다.
HD DVD 진영에선 도시바가 자사 부스 내 전용관을 꾸며 역시 플레이어와 PC용 드라이브, 게임기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두 진영을 모두 지원하는 듀얼 플레이어를 내놓으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해 업계에서 처음으로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시장에 내놨던 삼성전자는 화질과 음질을 개선하고 가격은 낮춘 '3세대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두 진영을 모두 지원하는 '듀오 HD 플레이어'를 각각 공개했다. 또 세계 최초로 일체형 블루레이 홈시어터를 전시하는 한편, 전용 상영관도 마련했다.
업계에서 듀얼 플레이어를 처음 출시했던 LG전자 역시 올해 초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선을 보였던 '슈퍼블루'를 내놓고 두 진영의 표준화 경쟁 양상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 도시바가 1억5천만달러의 거액을 들여 파라마운트 등 영화제작사들을 HD DVD 진영으로 끌어들이면서 블루레이 진영과 경쟁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동안 블루레이 쪽에서 다수 헐리우드 제작사들과 플레이어 개발·유통사를 확보해 우위에 서는 듯 했지만, 낮은 가격을 무기로 하는 HD DVD 진영의 반격이 만만찮은 상태.
현재 북미에선 블루레이가 HD DVD에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의 주요 국가에선 HD DVD가 더 높은 판매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혼전 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듀얼 플레이어를 바탕으로 실속을 챙기려는 모습이나, 독립적인 플레이어에 비해 비싼 가격과 전반적인 콘텐츠의 부족으로 판로가 제한적인 상태.
해외 시장조사기관들은 차세대 DVD 표준경쟁의 승부가 조만간 가려질 것으로 예상한 반면, 이번 'IFA 2007'에선 혼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의 고위관계자는 "두 진영의 치열한 경쟁과 막대한 투자금을 감안하면 차세대 DVD의 표준화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이번 'IFA 2007'에서 소비자들은 차세대 DVD 표준과 관련해 혼란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한적인 콘텐츠 수급 문제로 향후 1~2년 내 차세대 DVD가 대중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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