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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XML 표준공방]정부, 어떤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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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ISO서 투표…업계선 "MS표준 반대" 거세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오는 9월 2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심이 된 오픈XML(문서개방표준; OOXML)을 국제 표준으로 인정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오피스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MS가 차세대 디지털 문서 표준까지 획득할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도 국가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31일까지 ISO 투표를 위한 내부 입장을 정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기술표준원은 내부 입장 정리한 결과를 토대로 9월 2일 실시되는 ISO 투표에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정부는 그동안 공개소프트웨어 육성책 등을 적극 추진하면서 독점적인 소프트웨어 기술의 표준 제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따라서 이번에도 '반대(Disapprove)' 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의외의 변수로 인해 찬성(Approve) 쪽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MS, "XML 개발코드 무료 사용" 조건 내걸어

MS는 그 동안 IBM,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이 주도하고 있는 오픈 도큐먼트 포맷(Open Document Format, ODF) 측과 치열한 표준 경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 해 ODF가 ISO 표준으로 승인되면서 표준 경쟁에서 한발 뒤진 상태다.

그 후 MS는 OOXML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도록 하기 위해 '오피스 2003' 이후 버전의 XML 라이선스 체계를 대폭 손질했다. 특히 MS는 누구나 라이선스 수수료 없이도 XML 개발코드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홈페이지에 올린 '고객과의 약속"이란 글을 통해 MS의 특허 기술이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다 하더라도 '소송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공지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한 상태다.

MS 측은 "전세계 97%의 컴퓨팅 인구가 MS 환경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OOXML이 표준이 되면 응용 소프트웨어업체들이 개발 노력을 절감하고, 제품에 대한 기술도 국제적으로 인증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MS는 또 "한국의 경우는 99% 이상이 MS 환경을 이용하고 있다"며 OOXML의 표준화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선 특정 업체의 이익을 대변해서는 안되지만, 무턱대고 특정업체를 배재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MS가 내세운 '사용자 컴퓨팅 환경의 전반적인 수준 향상'이라는 명분을 무조건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때 오는 3일 국가기술표준원이 찬성이나 '조건부 반대(Disapprove with comment)'로 의견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조건부 반대'란 MS가 특정 조건을 수행하면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다.

◆'OOXML이 표준되면 소송 위험 크다' 우려 제기

정부와 달리 업계에서는 OOXML이 ISO에서 국제 표준으로 승인되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OOXML 기반으로 오피스 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제약을 받을 것이 뻔하다는 게 그 이유다.

해외에서는 이미 개방형 표준 문서 포맷을 놓고 IBM, 썬마이크로시스템즈, 구글 등 오피스 SW 업체들을 주축으로 한 문서 표준화 단체 '오아시스(OASIS)' 진영과 자사 사유포맷의 표준화를 추구하는 MS진영이 서로 팽팽한 대립각을 세워왔다.

오아시스 측은 OOXML이 국제표준으로 등록될 경우엔 적지 않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MS의 시장 독점적 지위를 고려할 때 특정 업체 종속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OOXML 기반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MS의 특허권이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도 걱정거리다. MS가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소송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처사'라고 관련 업계는 맹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공개소프트웨어 기반 웹표준을 주도하는 오픈웹의 주요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기창 교수(고려대 법학과)는 "MS의 '홈페이지 선언'은 법적으로 아무 효력이 없는, 말그대로 약속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OOXML 기반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영업하던 어떤 업체가 갑자기 시장 점유율이 치솟아 지배적인 소프트웨어 사업자가 됐을때, MS가 이 업체를 상대로 OOXML 특허 사용에 대한 비용을 내라고 소송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때 마음대로 써도 된다고 약속하지 않았냐"는 것은 법적인 힘을 얻지 못하는 항변이라는 것. 김 교수는 "만약 MS가 OOXML을 국제 표준으로 하려면 이를 공개소프트웨어로 전환해 누구나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게 기본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왜 개방형 표준 문서 포맷인가

개방형 표준 문서 포맷 채택 움직임은 전자문서에 특별한 의미나 정보를 추가하기 위해 붙이는 태그 등을 부착하기 위해 고안된 확장성표기언어(XML)를 기반으로 표준 문서 포맷을 만들기 위해서 시작됐다.

XML은 이 같은 확장성 외에도 문서구조를 정의하고, 또 내용과 표현(형식)을 분리해 데이터를 편집하거나 검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 특징이어서 표준 포맷이 정해지면 오피스 프로그램 뿐 아니라 각종 전후방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도 확보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방형문서표준이 채택되면 상용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라이선스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공공기관들을 중심으로 특정 프로그램에 종속되지 않고 다른 소프트웨어를 써도 기존 문서를 문제없이 볼 수 있게 된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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