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격한 침체를 보인 가운데, 하반기 국내 업체들의 생산은 늘어나지만 수요는 여전히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EIT)은 27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산업전망' 보고서에서 반도체 분야의 생산증가율(실질가격 기준)이 1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상반기 생산증가율 10.1%(예상치)보다 2.7%포인트 높은 수치다.
하반기 반도체 생산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300㎜(12인치) 웨이퍼에 대해 60나노급 공정을 도입하면서 공급량이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중 68나노 공정을 도입해 D램 생산에 들어갔고, 하이닉스는 3분기 중 D램 라인에 66나노 공정을 적용해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KEIT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공급을 늘리는데 반해, 세계시장의 수요는 이러한 공급량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국내 반도체업계의 수출 증가율은 9.1%로 상반기 수준(12.5%)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D램이나 낸드플래시메모리의 가격이 하반기 중에도 본격 상승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최근 D램 현물가격이 급락세에서 벗어나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고정거래가격까지 포함해 시원한 오름세를 보이기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6일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장도 국회 '첨단전략산업포럼' 창립식 행사장에서 "D램 고정거래가격이 하반기 본격적으로 오른다고 판단하기엔 이른 시점"이라며 신중한 답변을 했다.
단 반도체시장이 대체로 하반기에 상승세를 보인다는 점과 윈도비스타 및 PC 출시 확대, 애플의 아이폰 출시 등으로 시장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은 높은 상황.
KIET는 "하반기 선진국에서 개학과 함께 윈도비스타의 구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그동안 네트워크 호환성 문제로 윈도비스타 채택을 미뤄왔던 소비자들은 호환성 문제의 해결과 함께 제품 구입에 더 적극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KIET는 우리나라가 시스템LSI 부문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반도체 수입 증가율은 7.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상반기 9.6%의 전망치보다 낮은 수치다. 반도체 내수 증가율은 16.0%로 상반기의 11.0%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자원부는 시스템LSI 부문의 개발 확대와 전략적 제휴, 인력양성 및 연구개발(R&D) 기간 단축 지원, 장비·재료산업 발전기반 구축 등에 더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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