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의 M&A 재 시도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성사가 되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M&A 재시도의 조짐은 최근 삼보컴퓨터의 동향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3월 주식시장 상장폐지를 무덤덤하게 받아 들였다.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를 예고했음에도 별다른 이의 신청도 하지 않았다. 외국계 기업이 경영에 대한 간섭 없이 삼보를 인수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 셈이 됐다.
4월에는 인텔이 주최한 PC 디자인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유럽시장에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기술력과 디자인력, 제품력에 대한 우수성을 알렸다. 박일환 사장은 직접 상하이로 날아가 국내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삼보의 이름을 직접 알렸다.
에버라텍과 같은 해외 계열사와의 관계도 정리해 몸집은 더욱 가벼워 졌다.
법정관리인인 박일환 사장의 임기가 내년 1월까지인 점도 M&A 재추진의 한 사유다. 박사장 임기내에 M&A를 마무리하려면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서는 힘들다.
지난 2월 기자와 만난 박일환 사장은 "M&A는 계속 될 것이며 가능성이 충분하다"라고 말하며 M&A에 대한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난해 M&A 시도가 불발된 가장 큰 요인중 하나였던 가격 또한 삼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며 삼보가 보유중인 안산 공장도 인근 택지개발 등의 여파로 자산가치가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자산가치가 높아지면 채권단이 원하는 만큼 매각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가격차에 의한 결렬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말이다.
PC시장의 흐름의 변화도 삼보에게 그리 불리하지 많은 않다. 레노버, 하이얼등 지난해 국내 시장에 진입한 중국계 PC업체들의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지지부진한 반면 삼보의 점유율은 꾸준하다. 지난해 3분기 2만7천여대던 노트북 판매고는 지난 1분기 4만3천대로 점유율도 10%를 넘어서고 있다. 삼보만 인수하면 국내 시장에서 확실한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고 기술력 또한 확보하게 된다.
삼보컴퓨터 입장에서도 M&A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지난해 갚은 정리채무 245억원이 올해는 501억원으로 늘어난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삼보에게도 득이 될 것은 없다.
그러나 윈도비스타 출시에도 불구하고 전체 PC시장의 성장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점은 M&A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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