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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립성·3분류 정책 지지"…허진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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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IPTV를 말하지 않더라도 IT 산업이 발전하려면 망중립성이 지켜지고, LLU(가입자선로공동활용) 제도가 실효성있게 운영돼야 합니다"

허진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45, 폰닷컴 한국지사장)이 8일 IPTV 법제화에 대해 입장을 나타냈다.

IPTV는 국무조정실 산하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가 13일 끝장토론식 정책워크숍을 여는 등 속도를 내고, 한나라당도 기구설치법보다는 IPTV 법제화에 관심을 두고 있어 빠른 법제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방송이냐 통신이냐, 네트워크와 콘텐츠 사업의 지배력 전이는 어떻게 막을 것인 지, 지역방송의 위기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등 4년 가까이 끌어왔던 쟁점들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슈도 통신진영과 케이블TV진영간 갈등에서 인터넷업계, 건설업계, 지상파방송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허진호 회장은 망중립성과 LLU 제도 현실화, BGP(라우팅프로토콜의 일종) 연동 등은 공정경쟁을 위해 과거에도 반드시 지켜졌어야 할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정보통신부가 망사업자 중심의 경쟁 정책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플랫폼과 콘텐츠, 단말기 등 IT의 다양한 가치사슬이 발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허 회장은 "전기통신사업법에 있는 LLU 제도는 망이용대가와 관련 KT와 직접 협상해야 하기 때문에 원가를 알기 쉽지 않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FCC(미연방통신위원회)의 경우 별도 공식을 만들어 망투자 원가를 계산하고 이를 제3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공표해서 통신사업자와 망이용대가 협상 때 힘의 논리가 좌우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FCC는 공익을 구현하는 하위 개념으로 경쟁, 다원성, 지역성, 기술혁신을 제시하면서 사업자간 공정경쟁 원칙을 마련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허진호 회장의 지적은 LLU제도가 시행됐음에도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망이 대부분 케이블모뎀 방식을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가입자망중 56%는 HFC. xDSL은 18%정도에 불과하다. xDSL중 일부는 하나로가 직접 망투자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LLU 제도가 현실화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허 회장은 설명했다.

그렇다고 인터넷기업들이 망투자에 대해 분담하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다.

허진호 회장은 "LLU 제도가 정확한 원가에 근거해 현실화되면, 인터넷기업들도 망투자를 분담할 용의가 충분히 있다"며 "신규망(FTTH)은 망투자 유인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전화보유세로 구축된 시내망에 기반한 DSL에 대해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며, 같은 이유로 이동통신망에 대한 MVNO(가상이동망사업자)도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허진호 회장은 융합시대 사업자 분류 제도 개편과 관련 네트워크, 플랫폼, 콘텐츠 등 3분류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올 해 협회의 아젠다로 추진하는 게 아날로그 시대에 맞는 정보통신망법, 저작권법, 신문법 등 관련법을 제작자(콘텐츠)와 유통자(플랫폼), 파이프업체(네트워크사업자)에 기반해 각 사업자별로 의무와 책임을 새롭게 규율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법에 각 사업자 위치에 맞는 역할분담이 규정되면 이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융합관련 사업자 분류제도에 대해서도 "(정통부가 말하듯이) 전송과 콘텐츠로 나누고 전송영역에서 통신회사와 인터넷기업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현재의 경쟁환경에서 적합하지 않다"며 "예측가능한 규제를 위해 IPTV에 대한 조속한 법제화에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BGP에 대해서도 "아이네트 시절 조선일보에 BGP를 만들어 준 적이 있다"며 "BGP는 인터넷기업들이 특정 인터넷서비스업체(ISP)에 종속되지 않고 두군데 이상의 ISP와 연결하기 위한 기본장치로 해외에서는 당연히 보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인터넷산업이 이만큼 발전한 데에는 두루넷이나 KT, 하나로텔레콤이 초기 부담에도 불구하고 초고속인터넷정액제를 만든 공이 컸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우리나라가 초고속인터넷강국이 된 것은 정부가 잘했다기 보다는 기업들이 혁신적으로 경쟁했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게임이나 포털, 검색같은 새로운 서비스들이 생겨나 발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계층인터넷을 말하면서 인터넷종량제 도입을 말하는 쪽도 있는데, 만약 초고속인터넷이 정액제가 아니라 종량제가 되면 일부 통신회사의 수익이 느는 것외에 인터넷으로 인한 사회, 경제, 문화적 후생은 줄어들 것"이라며 "파일 하나를 보내는 데 요금걱정을 하고, 인터넷뱅킹이용이 줄어드는 등 전체 사회에 미치는 피해를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진호 회장은 국내 인터넷산업계의 대부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길남 박사의 제자.

전길남교수의 SA(시스템아키텍처) 랩에서 박현제(전 솔빛미디어대표이사), 정철(전 삼보컴퓨터 대표이사) 등 쟁쟁한 멤버들과 함께 활동했다.

그후 허 회장은 휴먼컴퓨터와 삼보컴퓨터를 거쳐 94년 국내 최초의 민간 ISP 업체였던 아이네트를 창업했고, 현재 무선랜 공유서비스 기업인 폰닷컴 한국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의 전도사'로 불리며, 지난 2004년부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으로 재임중이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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