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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L, 필립스 지분 매각 난관 어떻게 헤쳐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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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필립스LCD가 오는 7월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필립스전자의 지분 매각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필립스전자는 지난해 중순부터 기회 날 때마다 LPL에 투자한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마쓰시타, 도시바 등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그러나 LG측 입장은 "아직 잘 모르겠다"가 전부다.

반면 업계 관계자나 증시 전문가들은 "LG측이 손놓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매각대금이 3조원이 훌쩍 넘는만큼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LPL 최대 리스크는 '필립스 지분 매각'

상당 수준의 자금 압박을 받던 LPL은 지난 4분기 허리띠를 바짝 조여 이를 적잖이 개선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민후식 연구원에 따르면 LPL의 재고수준은 4분기 연결기준 32일을 기록, 2분기와 대비해 30%나 개선됐다.

생산성 역시 개선 추세다. 민 연구원은 "LPL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설비증설을 위해 총 10조8천억원을 사용했다"면서 "당시엔 생산설비 증설속도를 출하량이 쫓아가지 못하면서 고정비용 부담이 확대됐으나 이 같은 상황이 최근 개선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론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NH투자증권 최시원 연구원은 "LPL이 4분기 다소 선방한 이유는 모니터, 노트북용 판넬 가격 상승 때문"이라며 "그러나 IT용 판넬 가격이 12월부터 하락 반전했고 LCD TV가 부진하고 있어 올해 상반기도 크게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 강윤흠 연구원 역시 "설비투자를 최소화하고 있는 LPL이 연간 25~30%에 달하는 공격적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추세 전환을 논하기엔 아직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필립스전자의 지분 매각 가능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양종금증권 우준식 연구원은 "LPL이 1분기를 저점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필립스전자의 지분 매각 가능성에 의한 물량 부담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SK증권 이성준 연구원도 '여전히 불안한 미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필립스전자를 대체할 새로운 투자자와 고객을 확보하는 문제가 상당기간 동안 리스크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또 LPL이 단기적으로 설비투자를 축소해나갈 방침이긴 하지만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자금 마련이 필수인만큼 필립스 지분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돼야한다는 분석이다.

◆"마쓰시타가 가장 가능성 높지만, 글쎄…"

추측이 난무한 상황이지만 LG측은 끝까지 입을 다물고 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필립스전자로부터 통보받은 바 없다"라며 매각 가능성 자체를 부인했다.

반면 증권사 연구원들은 누가 인수할 것인지를 놓고 꼼꼼히 따져보는 모양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역시 마쓰시타다.

굿모닝신한증권 민천홍 연구원은 "필립스전자의 지분을 세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는 TV세트업체가 가져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그 이유는 LPL이 고객구조와 마케팅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열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민 연구원은 이어 "마쓰시타 입장에서도 PDP에 비해 LCD TV의 점유율이 낮아 40인치 이상 대형LCD 시장에 참여하고자 할 경우 대형LCD업체와의 관계 형성이 필요한데다 BLU용 램프 사업확대라는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도시바와 샤프에 대해서는 "도시바는 이미 TV용 LCD 패널의 상당 부분을 LPL로부터 공급받고 있고 샤프는 올해 2천억엔을 투자해 현재 3만장 규모의 8세대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9만장으로 늘릴 예정이라 LPL 지분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민 연구원마저도 마쓰시타가 LPL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그렇게 높은 상태는 아니라고 분명하게 언급했다.

민 연구원은 "LPL이 대만업체들에 비해 매력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마쓰시타가 인수할 것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SK증권 이성준 연구원도 "마쓰시타는 최근 2조2천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규모의 PDP라인을 증설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또 다시 LCD업체에 투자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민천홍 연구원은 또 "만약 마쓰시타가 아닌 제3자가 인수하게 될 경우 매각 가격, 인수 이후 LPL의 실적회복 가능성, 증자를 통한 투자 재개 가능성 등에서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 연구원은 이어 "지분 매각이 난항을 겪게되면 긴급히 자금이 필요하지 않은 필립스전자는 지분 매각을 철회하고 LPL 증자에 참여해 신규투자를 진행한 뒤 다시 매각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안재만기자 ot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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