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oogle)은 사내 임직원에게 회사의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외부에는 그만큼 더 철저하게 기밀을 지키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개인의 아이디어를 '아이디어 마켓'→ '20% 프로젝트' → '80% 프로젝트' → '상품화' 등의 단계적 시스템을 통해 완성시켜나가는 독특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구글의 한 엔지니어가 기자에게 보낸 메일에서 드러났다. 그는 지난 20일 기자가 쓴 '[앞과뒤] 구글에 구겨진 'IT코리아'의 자존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면서 이같은 구글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소개했다.
그는 구글문화를 '자유로운 내부 정보 공개와 프로젝트의 자유로운 선택' 등 두 가지로 정리했다.
그는 메일을 통해 "일단 구글의 정규직 사원이 되면 구글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들 들어 스위스 오피스의 직원 중 한명이 지난 주에는 무엇을 했고 이번주에는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분기 그의 달성 목표는 무엇이었고 또 지금 현재 어느 회의실에서 무슨 목적으로 누구와 만나고 있는지까지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모든 정보가 공개돼 투명한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프로젝트의 선택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자율성이 강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은)일반 다른 회사와 달리 조직화가 잘 돼 있지 않다"고 지적한 뒤 마치 '하나의 사회와 같다'고 비유했다.
상명하복이라는 기업의 위계질서가 존재하지 않고 직원이 각자 자기가 일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찾아서 가입하고 프로젝트의 일정 부분에 대한 일을 할당받아 실행하면 그만이라는 설명이다.
만약 자기가 하려는 일이 아직 프로젝트가 돼 있지 않다면 '아이디어 마켓'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올리면 된다고 했다. 이 아이디어에 일정 수 이상의 다른 직원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동의하면 '20% 프로젝트'가 된다고 설명했다.
'20% 프로젝트'란 용어를 쓰는 것은 자신의 업무 시간중에서 20%만 쓰는 것을 의미한다.이 '20% 프로젝트'를 여러 다른 엔지니어들과 프로젝트 매니저가 모여 계속 추진해 나간다.
이후 '20% 프로젝트'가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고 더 큰 자원(서버, 네트워크, 마케팅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임원에게 보고하고 정식 프로젝트로 승격되는 과정을 거친다. 정식 프로젝트로 승격되면 이 프로젝트는 이제 '80% 프로젝트'가 된다는 것이다.
'80% 프로젝트'는 임원들의 승인을 거친 아이템으로 시장에 서비스로 출시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프로젝트이다. 구글의 서비스 런칭 단계는 따라서 '아이디어 마켓'→ '20% 프로젝트' → '80% 프로젝트' → '상품화' 등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구글의 이러한 독특한 문화를 설명하면서 "구글은 직원들간에 자유로운 정보유통과 더불어 함께 일구는 문화가 잘 구축돼 있다"며 "그런 경쟁력이 지금의 구글을 있게 한 밑거름"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자유로운 정보유통은 외부적으로는 상당 부분 폐쇄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내부의 자유로운 정보공개는 반대로 구글 전직원에게 엄청나게 강한 '비밀성'을 요구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경쟁자나 언론사를 통해 유출되고 해당 프로젝트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부에서 보면 '폐쇄적'이 될 수 밖에 없다"며 "현재 진행되는 모든 프로젝트가 실제로 제품이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런 과정들이 모두 외부적으로 공개되면 '왜 그것을 하다가 말았느냐' '왜 그런 돈도 안되는 사업을 하느냐'는 등 엄청난 구설수에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말미에 그는 기자의 기사에 대해 "최고가 되기 위해 최고의 인력을 뽑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한국에 대해서만 특히 까탈스럽게 굴거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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