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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도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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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가 결합 판매 제도 개선 작업을 진행하면서 인터넷전화(VoIP)와 시내전화간 번호이동 제도에 대한 논의도 병행하고 있어 관심이 주목된다.

18일 정통부 및 관계 기관에 따르면 정통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인터넷전화의 번호이동성 제도에 대한 연구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 제도 논의는 현재 070 식별번호가 부여된 인터넷 전화간의 번호이동뿐 아니라 시내전화와의 번호이동까지 포괄하고 있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 제도 도입 연구는 ▲첫째 인터넷 전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 ▲둘째 결합 판매 허용시 시내 전화 대체 상품으로서의 인터넷 전화 ▲셋째 정부가 연내 추진하고 있는 규제 로드맵 개편 작업 등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PSTN-VoIP간 번호이동 논의 시작

우선, 그동안 인터넷전화를 제도화하는데 주력했던 정통부는 인터넷전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들을 연구하고 있으며 그 중의 하나로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작년 8월 처음으로 인터넷전화에도 070 식별 번호 제도가 시행됐으나 번호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부족해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터넷전화를 도입하면 기존 시내 전화 번호를 070번호로 바꾸어야 한다. 그런데 070 번호가 스팸전화로 많이 사용되는 060, 080과 유사한 데다 070으로 바꿀 경우 고객들의 혼선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사용하던 전화 번호를 바꾸지 않고 인터넷 전화에도 그대로 사용한다면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인터넷전화에도 시내전화 및 이동전화와 같은 번호 체계를 적용한 미국의 경우 인터넷 전화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인터넷 전화는 결합 판매 제도 개선 작업과도 연관돼 있다. 지난달 말 결합판매 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서도 KISDI는 "결합 판매 제도 개선을 위해 인터넷전화 망이용대가 및 번호이동성 제도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KT의 시내전화 결합 상품을 허용할 경우 인터넷전화가 대체 상품이 될 수 있는가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현재는 KT와 경쟁 관계에 있는 사업자들은 인터넷전화가 시내전화의 대체상품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인터넷전화에도 번호이동성이 보장된다면 시내전화를 제공하기 힘들었던 사업자들도 충분히 KT의 시내전화 결합 상품과 경쟁할 수 있는 대체 상품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KT로서는 시내전화 결합 상품 제공의 빌미가 되기도 하지만 인터넷 전화에 날개를 달아줘 거꾸로 시내 전화 시장이 잠식되는 결과도 가져 올 수 있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은 연말에 정통부가 발표할 전반적인 규제 로드맵 개편과도 연관돼 있다. 이번 규제 로드맵 개편에는 2010년 이후 광대역통합망(BcN)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역무 제도도 포함될 전망이다.

기존 유선전화를 포함한 모든 통신이 올(All)-IP 기반 위에서 제공되는 BcN 환경에서 인터넷 전화 용도로 부여된 070 번호가 과연 의미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면 시내전화와 인터넷전화간의 번호이동을 보장해 자연스럽게 BcN 시대를 준비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VoIP 번호이동 도입 현실 장벽 많아

이러한 인터넷전화의 번호이동성 제도 도입에 대한 다양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어려움이 상당하다. 따라서 실제 도입까지는 상당한 진통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현재 실시되고 있는 번호이동성 제도는 시내전화간, 혹은 이동전화간처럼 동일 역무하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인터넷전화와 시내전화는 엄연히 구분된 다른 역무다. 역무간 번호이동성 제도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아직 인터넷전화 사용 인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에서도 도입 사례가 없고 깊이 연구되지 않은 번호이동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는 것.

수요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전화에 번호이동제도를 도입할 경우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만 있을 뿐 과연 고객들의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도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2003년에 도입된 시내전화 번호이동의 경우 지난 7월말 기준 71만9천명에 불과하다. 도입 비용 대비 효과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설사 인터넷전화에 번호 이동 제도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도입 과정에서 시스템 구축 비용 분담 문제로 상당히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

이동전화 번호이동의 경우에는 이동통신 3사의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공동 분담이 가능했지만, 시내전화 번호이동의 경우에는 비용 분담을 놓고 선후발 사업자간 갈등이 존재했다. 인터넷전화의 경우에도 시내전화보다 더한 상황이 빚어질 수 있는 것이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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