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패커드(HP)는 7일(현지 시간) 이사회가 정보 유출자를 찾아내기 위해 사설 탐정을 고용해 일부 기자들의 전화 통화 기록을 입수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HP가 고용한 사설 탐정들은 이사회 정보 유출 혐의가 짙은 사람들의 사적인 통화 기록을 확보하는 작업을 담당했다.
HP 측은 몇 명의 기자들을 조사했는 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은 채 "주 검찰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HP 대변인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자들의 통화 기록까지 몰래 접근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고 말했다.
HP 이사회의 부적절한 활동이 논란의 중심에 떠오르게 된 것은 지난 5월 사임한 토마스 퍼킨스가 자신의 통화 기록이 '해킹' 당했다고 주장한 것이 계기가 됐다.
전설적인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퍼킨스는 오랜 기간 HP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다가 지난 5월 사임했다. HP는 퍼킨스 사임 당시 회사와 의견 차이로 떠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 뒤 퍼킨스는 HP 이사회에 자신의 통화 기록이 회사에 의해 해킹됐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HP 측은 이번 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사설 탐정을 고용해 통화 기록을 입수한 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HP 측은 이 같은 행동이 '불법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저널리즘 싱크탱크로 유명한 포인트 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는 밥 스틸은 "HP가 사설 탐정을 고용해 기자들의 통화 기록에 접속한 것을 언론인들의 진실 추구 역할을 위협하는 처사다"라고 잘라 말했다.
◆ 프리텍스팅 적법성 논란 휘말릴듯
HP는 장기 전략 계획에 대한 기사가 나간 데 대해 패트리샤 던 회장이 진노한 직후 정보를 빼돌린 사람을 색출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해 왔다고 시인했다.
특히 HP는 이 과정에서 조사를 의뢰한 탐정들이 전화 기록을 빼내기 위해 '프리텍스팅' 수법을 사용한 점을 인정했다.
프리텍스팅이란 신분을 위장한 뒤 특정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연방법은 금융 관련 기록을 열람하기 위해 '프리텍스팅'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화 통화 기록은 법 적용이 다소 애매한 편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HP 역시 프리텍스팅 기법을 활용해 통화 기록을 입수한 것은 인정하면서 "(이 같은 행위가) 불법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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