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첫눈 사장이 팀블로그(blog.1nooncorp.com)에 NHN과의 M&A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적어 눈길을 끌었다.
장 사장은 이 글을 통해 "해외 진출은 정말 어렵습니다"라고 밝힌 뒤 "생존가능성은 있었지만 해외진출 등이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장병규 첫눈 사장의 글
끊임없는 도전 - NHN과 함께
저희는 해외진출을 위해 NHN과 의기투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06년 하반기에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분들을 찾는다는 것이, 좀더 근본적인 변화가 되었네요.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실 것 같아서, 치열했던 고민의 내용을 모두 공유할 수는 없지만, 몇자 적어봅니다.. ^^;
[ 해외 진출은 정말 어렵습니다. ]
첫눈 설립시, '실패할 것인 뻔한데 왜 하냐?'는 질문을 들었지만, 생존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해외(보다 큰 시장)에서의 기회도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열공’을 해보니, 생존을 포함한 소기 성과의 가능성은 뚜렷해졌지만, 해외진출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온라인게임을 제외하면, 소프트웨어 및 닷컴 서비스 중에 해외시장 진출은 있어도, 성공이라고 부를만한 경우가 있을까요? 실리콘밸리처럼 해외진출이 자연스러운 것도 아니고, 모국어는 영어가 아니고, 남자들은 군대까지 가야합니다. 뭐하나 쉬운 것이 있나요?
10년전 즈음에, MS 워드의 한국 진출로 아래 한글이 어려울 것이라는 기사가 많던 때가 흐릿하게 기억납니다. 하지만, 당시에 제가 써본 MS 워드는 아래 한글보다 못 했고, 당연히 아래 한글은 굳건했습니다. (현재 검색 시장 같지 않나요?) 하지만, 지금 저의 컴퓨터에는 MS 워드만 있습니다. 한국보다 큰 시장에서 갖추어진 글로벌 컴퍼니의 경쟁력은 무섭습니다.
여러 업체들도 만나보고, 많은 분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치열한 고민 끝에 누군가와 함께 해야한다는 결정을 했고, 결국 NHN과 의기투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NHN은 훌륭합니다. 검색 기술도 뛰어나고, 해외진출의 성공과 실패 경험이 모두 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NHN의 해외진출에 대한 의지는 강합니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해외진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NHN과 첫눈이 힘을 합하면 성공 확률은 분명히 높아지겠지만, 여전히 어려운 도전이라고 봅니다. 이제 첫눈은 처음 들었던 '실패할 것이 뻔한데, 왜 하나요?'라는 질문이 아니라, '둘이 합한다고 해외진출이 성공하겠어요?'라는 질문을 NHN과 함께 듣게 될 것 같습니다.. ^^;
여전히 글로벌 컴퍼니에 들어가서 배워야할 것 같다는 보다 현실적인 마음도 있지만, 한번 힘을 합해서 도전해보기로 결단을 내렸고, 결단이 있다면 빠르게 행동해야지요.
[ 많이 아쉽지만,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첫눈을 성원해주신 많은 분들은 NHN의 여러 면에 대해서 쓴소리를 하셨고, 그런 쓴소리들의 대부분에 아직도 공감합니다. 첫눈이 견제해주기를 바라셨던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인 느낌에 아쉽습니다. 인수된다는 느낌은 패배자의 이미지로 다가와 여전히 낯설기만 합니다. 많은 부분이 아쉽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그러할진대, 첫눈 사람들은 어떻겠습니까.
아쉽지만, 검색의 해외진출이라는 흥미로운 도전을 하는데, 어쩌면 단순히 NHN과 첫눈이라는 두 회사의 이슈가 아니라 닷컴 서비스의 해외진출이라는 큰 흐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지도 모르는 도전을 하는데, 적극적인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서로 다른 두 조직이 함께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고, 이번 인수에 대해서 '경쟁자를 없애기 위해서 돈을 썼다'는 합리적이나 재미없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런 재미없는 의견이 정말 재미없을 수 있도록, 검색이 해외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10년후 즈음에, 소주 한잔 기울이며, 이번 결정이 가져온 역사를 돌이켜보면서 즐겁게 한잔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그래서,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를 위해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축하해주시고, 많이 성원해주세요!
개인적으로는 많은 부분이 아쉽지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했다고, 착실하게 걸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많이 배우고 있고,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명언을 다시 한번 상기해봅니다. 모쪼록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시고, 앞날에 축복이 있으시기를!
첫눈 대표 장병규
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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