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금융 영역에서 각사가 독특한 체계로 투자를 진행한다는 이유로 일반에 대한 정보 공개에 둔감했던 벤처캐피털(VC) 업체들이 '두꺼운 겉옷'을 벗어던진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업계의 실적 개선과 정부의 제도개선 뒷받침에 발맞춰 과거의 부실한 이미지를 떨치고 신뢰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벤처캐피털 업계의 정보공개는 창업투자회사 공시시스템의 대대적 개편과 벤처캐피털 연감의 최초 발행으로 이뤄진다.
한국벤처캐피털협회(회장 고정석)는 다음주 중 개편된 공시시스템이 오픈하고, 벤처캐피털 연감 또한 최종 보완을 마치고 곧 출간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창투사 공시시스템은 검색과 통계 기능이 크게 개선된다. 지난해 9월 웹사이트(diva.kvca.or.kr)를 통해 처음 선보인 공시시스템은 단순히 정보를 나열한 수준에 그쳤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일정 기간 각 업체들의 실적이나 투자현황을 살펴보려면 103개에 이르는 창투사의 각 항목을 일일이 살펴봐야 하는 불편이 있었던 것.
새로 오픈하는 공시시스템은 회사별·기간별 검색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따라서 일정 기간 동안 각 회사가 결성한 조합이나 투자현황, 투자실적, 위반·조치 내역 등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게 된다.
기존엔 공시시스템이 있어도 투자규정을 어긴 회사들이 어떤 곳인지 살펴보기 위해 꼭꼭 숨겨진 정보들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었던 게 사실. 이젠 두어 번 클릭만으로 부정을 저지르거나 조합결성 및 투자가 미진한 곳을 쉽게 검색할 수 있어 업계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단 창투조합 외에 한국벤처투자조합(KVF), 구조조정조합(CRC), 사모펀드(PEF), 유한회사(LLC)형 투자조합 등 각 조합의 현황 및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나 신규·해산·추가(캐피털 콜) 조합의 내역을 쉽게 살펴볼 수 없다는 점은 더 개선해야 하는 상태.
정부와 협회가 올 해부터 중점사항으로 추진하는 벤처캐피털 연감도 곧 모습을 드러낸다. 현재 완성본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회장 결제와 최종 교정만을 남겨놓고 있는 단계다.
벤처캐피털 연감은 과거부터 지난해까지 업계의 벤처기업 투자와 관련한 각종 통계자료를 총괄해 수록하게 될 예정. 협회는 올 해를 시작으로 매년 연감을 발간해 국·내외에 배포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벤처캐피털 업계에 대한 정보를 과감히 알려 신뢰를 확보해나가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공시시스템 개선 및 백서 발간, 우수 업체 및 투자사례 선정·공개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벤처캐피털 업계는 지난 3월 말 열린 정기총회에서 올해 더 전문적이고 깨끗한 업계로 거듭나기 위해 '스마트·클린머니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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