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 아나로그 디바이스가 국내 DMB 튜너 칩 시장을 석권한 팹리스 반도체 업체 인티그런트를 인수한다.
그렇지만 당초 7일 예정이던 공식 발표가 돌연 연기되면서 인수 절차가 언제 마무리 될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나로그디바이스와 인티그런트는 7일 오전 10시 양사가 함께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행사 직전 취소했다.
아나로그디바이스는 지난 주부터 이번 발표를 준비하고 전세계적으로 보도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었다. 행사 사실도 6일 오후에야 관계자들에게 전달됐을 정도로 긴급히 진행됐다.
인수 발표가 연기된 것은 지난 5일 일부 국내 언론에 사전 보도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인텔도 지분 매각하나? 터보테크의 자본 회수 여부도 관심
인티그런트의 독특한 지분 구조상 매각 구조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사는 주식은 보통주 140만주 외에 우선주가 96만주나 있다. 보통주 중에는 지난해 분식 회계 파문으로 위기에 빠진 터보테크의 지분 7.1% 10만주가 포함돼있다. 매각이 성사되면 터보테크는 상당한 투자금을 즉시 회수해 채무 변제할 수 있게 된다.
우선주는 일본계 창투사인 자프코, 인텔의 자회사 인텔캐피탈 외에 국내외 창투사들이 가지고 있다. 만약 아나로그디바이스가 우선주까지 인수하게 되면 인텔의 지분까지 인수하게 된다.
반면 지분 매각 기회를 얻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의 벌써부터 불만을 나타나고 있다.
상장이 철회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지분을 매각할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
당초 인티그런트의 공모 예정가는 2만1천원~2만3천원 수준. 이미 장외에서 3만원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던 만큼 소액주주의 피해도 일부 예상된다.
한편 아나로그디바이스는 데이터 변환 및 신호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아날로그 및 디지털 신호처리용 고성능 집적회로 분야의 세계적인 선도기업으로 자리잡은 반도체 업체다. 최근에는 RF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휴대전화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인티그런트, 양다리 걸치기?
인티그런트의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작도 등장하고 있다.
인티그런트는 지난 4월 코스닥 시장 상장 심사를 통과한 상태. 국내 기업 공개를 위한 첫 시험에 합격한 것이다. 그런데 기업 공개 추진 과정에서 돌연 매각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기업 공개와 대주주 지분 매각이라는 대립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한 것.
코스닥 상장 규정에는 대주주 지분 변동 시 일정기간 상장심사 청구를 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상장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매각이 성사단게에 이르렀으면 사전에 상장 심사를 철회할 수 도 있지만 이 회사는 정상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증권선물 거래소 측은 "인티그런트가 지분을 매각한다면 상장을 할 수 없으며 이에 회사 측이 자진 철회 의사를 밝혀왔다"고 밝혔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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