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세계 리눅스 표준화 작업에 가세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한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세계 리눅스 표준화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단체인 '프리스탠다드그룹(FSG)' 가입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는 아직 FSG에 가입한 곳이 없다. 때문에 이 곳에서 세계 리눅스 호환 표준인 '리눅스스탠다드베이스(LSB)'를 매번 새롭게 정하면 그때마다 뒤늦게 가져다가 써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한컴과 ETRI가 FSG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하면 LSB 규격을 바꿀 때마다 우리나라도 주도적으로 참여해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한컴은 중국 홍기리눅스, 일본 미라클리눅스 등과 공동 개발한 리눅스 운영체제(OS)인 '아시아눅스'를 '레드햇(미국)'이나 '수세(유럽)'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리눅스 OS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FSG 활동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한컴 조광제 상무는 "이미 IBM, HP 등 19개 글로벌 IT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아시아눅스를 공급키로 했다"며 "아시아눅스는 이미 LSB 3.0 규격에 맞춰 개발됐지만, 앞으로 세계 3대 리눅스 OS로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세계 리눅스 표준 규격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컴은, 내달 5일 열리는 '리눅스월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짐 젬린 FSG 대표와 만나 가입 일정이나 절차를 확정할 계획이다. 한컴은 이외에도 엑스닷오알지 등의 리눅스 표준화 그룹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ETRI 역시 세계 리눅스 표준화 작업에 동참하기 위해 FSG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ETRI에서 한국형 표준 리눅스 플랫폼 '부요' 개발을 총괄해 온 김명준 부장은 "FSG 대표가 방한하면 함께 만나 가입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가능하면 두 기관이 세계 리눅스 표준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도 맺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TRI는 FSG 활동을 통해 그간 여러 연구개발 성과를 세계 리눅스 표준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김 부장은 "FSG 활동을 통해 한중일이 공동 개발해 온 통합 문자 입력방식 등을 세계 리눅스 표준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도 이제 해외에서 만들어 놓은 표준 규격을 가져다만 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고안한 규격을 세계 표준으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도 다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 고위관계자는 "이미 중국의 경우 정부 기관이 FSG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며 "좀 늦은 감이 없잖지만, 공개 소프트웨어를 발판 삼아 세계 시장에 나가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FSG 활동에 우리나라도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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